대통령을 모욕한 군인을 상관모욕죄로 처벌하는 법 조항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군형법 제64조 2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해당 조항은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 또는 그밖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라고 규정한다.

특수전사령부 소속 중사 A씨는 2011년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총 9회에 걸쳐 트위터에 대통령을 욕하는 글을 올렸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특수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그해 11월 A씨에게 상관모욕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상관모욕죄의 '상관' 개념이 불명확하고 광범위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며 '모욕 행위'에 대한 처벌이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이에 대해 "헌법 제74조 제1항에서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군을 통수한다'고 규정해 대통령이 국군의 최고 지휘·명령권자임을 밝히고 있고, 국군조직법이나 군인복무규율에서도 대통령과 국군이 명령복종 관계에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며 "군인인 A씨와 대통령은 명령복종관계에 있으므로 대통령은 명령권을 가진 '상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군조직의 특성상 상관을 모욕하는 행위는 상관 개인에 대한 인격 침해를 넘어 군기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로서 군조직의 위계질서를 파괴할 위험성이 크다"며 "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군형법으로 처벌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상관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수 있는 경멸적 표현에 한해서만 처벌대상이 되므로 처벌 남용의 우려가 적고, 해당 법 조항의 법정형 상한을 고려할 때 입법취지에 비춰 적정한 범위에 있다"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이수·강일원 재판관은 "해당 법 조항의 구성요건인 '모욕'의 범위가 광범위해 사회공동체의 문제를 제기하고 건전하게 해소할 가능성을 제한하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