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주기 당시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분향소/사진=이기범기자

정부가 세월호 침몰사고 유가족들에게 지급한 배·보상금과 관련,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등 책임 관계자들을 상대로 1800억원대의 구상금 소송을 냈지만 책임자들은 "정부의 청구를 기각해 달라"고 주장했다.

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부장판사 정인숙) 심리로 열린 1회 변론기일에서 이준석 선장과 선원 및 청해진해운, 우련통운 임직원들은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앞서 정부는 세월호 특별법에 따라 지금까지 유가족들에게 선지급된 배상금 및 보상금과 사고수습 비용에 대해 세월호 선장과 청해진해운 등이 함께 부담할 책임이 있다며 1878억원 상당의 구상금 지급 소송을 냈다.

정부가 사고 책임자로 지목한 대상은 선장 이씨를 비롯한 선원 14명, 청해진해운의 김한식 대표이사와 임직원 6명, 고박업체 우련통운 등이다.

그러나 이들은 정부의 청구에 대해 "세월호 사고를 유발한 안전관리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그 책임을 선원과 임직원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해양경찰 등 국가 소속 공무원들이 구호 업무를 소홀히 했고 세월호 증축과 운항관리 심사가 부실하게 이뤄진 점이 사고에 기여한 바가 크기 때문에 정부도 불법행위자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지목된 책임 관계자별로 담당 직무와 사고 발생과의 인과관계를 따져 책임을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가족들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중인 만큼 그 결과를 재판 과정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달 말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2차 청문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이때 이뤄지는 사고 원인에 대한 집중 조사도 재판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