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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환갑에도 바람피우는 남편, 어찌해야 할까요

[the L][조혜정의 사랑과 전쟁] 배우자의 외도와 대처방법⑨


Q. 올해 제가 나이 60이 됐습니다. 다른 사람들 같으면 부부 간에 이런저런 고비 다 넘기고 조용히 살 나이지만, 저는 아직도 남편 때문에 속을 끓이면서 살고 있네요. 환갑이 넘어서도 잦아들 줄 모르는 남편의 바람기 때문이예요.

남편은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늘 여자들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어쩌다 외식이라도 가면 다른 여자들을 쳐다보면서 예쁘다, 안 예쁘다고 품평을 하고 저한테도 "너도 저렇게 좀 꾸며봐라"는 타박을 하곤 합니다. 남편은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이 여자, 저 여자를 만나 계속 바람을 피우는데, 얼마 전에도 남편이 다른 여자와 호텔에서 나오는 것을 본 지인이 저한테 알려줘 부부싸움을 크게 했습니다. 남편은 아니라고 오리발을 내밀지만, 남편 책상에서 찾은 쪽지를 보니 만나는 여자가 5~6명은 족히 되는 것 같습니다. 양복주머니에서 비아그라를 찾은 적도 많고요. 

35년 전 제가 큰 아이를 임신하고 있던 중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다  들킨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렇게 살고 있는 겁니다. 그 때 남편은 다시는 안 그런다고 했지만, 사업상 교제를 핑계로 매일같이 밤늦게 들어오고, 외박도 잦았습니다. 저는 뻔히 알면서도 모른 척할 때가 많았습니다. 남편 사업이 잘돼 생활비는 넉넉하게 주었는데, 그렇게 풍족하게 살다가 이혼하고 혼자 아이들을 키울 자신이 없었거든요.

나이가 들면 바람기도 잦아지겠지 하는 희망을 갖고 살았는데, 남편의 바람기는 나이가 들어서도 마찬가지네요. 이번에 크게 싸우면서 제가 한 번만 더 그러면 무조건 이혼할 거라고 했더니 남편도 이번엔 조심하는 눈치이긴 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그 나이에 이혼하면 뭐하냐고 그냥 남이라고 생각하고 살라는데, 저는 그게 되질 않네요. 더는 참을 수는 없을 거 같은데 이 나이에 이혼녀 소리 듣는 것도 무섭습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두 단계로 나눠 생각해보지요. 1단계는 남편의 습관적인 외도가 고쳐질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고, 2단계는 만약 고칠 수 없다면 그런 남편과 같이 살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판단입니다.

제 경험으로 본다면 외도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지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유형은(비록 사회적, 윤리적으로 용납되지는 않더라도) 상대와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애정을 추구하는 형입니다. 이들이 외도를 하는 이유는 배우자와의 관계가 악화되서 가정 내에서는 애정을 주고받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배우자와의 애정관계가 회복될 수 있다면 이런 유형의 외도는 정리될 수 있습니다. 

외도의 두 번째 유형은 일시적 습관적 외도입니다. 이런 유형은 대개 결혼 초기부터 외도가 시작되고 상대를 바꿔가면서 외도를 합니다. 외도를 하는 동기는 배우자 외 다른 이성에 대한 호기심과 육체적인 쾌락이기 때문에 그 이상의 감정적 교류를 원하지 않습니다. 의외로 이런 유형들은 본인이 잘 감추기만 하면 배우자와의 관계가 원만한 경우가 많습니다. 가정은 가정이고, 쾌락은 쾌락이기 때문에 이런 유형들의 머릿속에는 모순이 없고, 배우자와 외도상대방이 양자택일의 관계가 아닌 거지요. 천성적으로 배우자 한 사람과의 관계에 만족할 수 없는 심리적인 구조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유형은 비슷한 유형의 외도가 반복되는데, 심각할 경우에는 평생 반복되기도 합니다. 고치기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하는 것이지요.

질문자 남편의 경우 두 번째 유형에 해당되는 것 같네요. 두 번째 유형의 경우에는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해도 바람기가 고쳐지긴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많은 이성과 접촉하고 싶어하는 심리적인 구조를 바꾸지는 못한다고 봐야 합니다. 그러니 남편이 바뀔 거라는 기대는 완전히 접고, 남편이 계속 바람을 피울 거라는 전제 위에서 결정을 내리시는 게 맞습니다.

선생님이 남편의 바람기에 무관심해질 수 있다면 결혼이라는 틀을 깨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무관심해질 수 없다면 계속 참으면서 살기보다는 이혼이나 별거쪽이 나을 것입니다. 해결할 수 없다면 회피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어떻게 해야 좋은지 잘 모르겠다거나 혼자 되는 것이 막연히 무섭다면 아직은 어떤 결정이든 내릴 때가 아닌 겁니다.  그렇다면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말고 6개월 정도 기다려보는 것도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남편과 별거상태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나를 화나게 하는 존재가 없는 상태가 되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알기가 쉬워지니까요. 일단 남편과 별거하면서 6개월 정도 자신이 원하는 바를 조용히 찾아보세요.

조혜정 변호사는 1967년에 태어나 제39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차별시정담당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언론에 칼럼 기고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대한변협 인증 가사·이혼 전문변호사로 16년째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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