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당일인 2014년 4월16일, 대통령비서실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서면 보고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호제훈)는 23일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하승수 변호사(48)가 "정보공개 거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대통령비서실장과 국가안보실장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세월호 사고 처리와 관련, 대통령과 비서실장 사이에 생산된 의사소통 기록물은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 등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정보"라고 판단했다. 현행 정보공개법은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 중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히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는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한다.

재판부는 다만 사고 당일 청와대가 생산·접수한 정보 목록과 2013년 3월∼2014년 7월 사이 특수활동비 집행내역, 국외여비 집행내역 등은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현행법상 정보공개에 관한 소송을 맡은 재판장은 필요한 경우 비공개 사유가 적절한지 판단하기 위해 해당 정보를 비공개로 열람·심사할 수 있는데, 비서실과 경호실이 법원의 이같은 절차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비서실과 경호실 등이 비공개 열람·심사 절차에 응하지 않아 비공개 대상 정보를 특정할 수 없다"며 "관련 정보공개 거부 처분을 전부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녹색당은 2014년 8월 대통령비서실에 세월호 참사 관련 기록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또 청와대가 사용하는 특수활동비 등의 정보도 공개하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대통령비서실 등이 정보공개를 거부하자 같은해 10월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