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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남편 동의 없이 아들 데리고 베트남 친정간 아내 '무죄'

[the L] 대법, "상대 부모 동의 없었다 해도 합법적 수단 사용해 국외로 데려갔고 아들에게 보호·양육 계속 했기 때문에 무죄 해당"


남편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아들을 외국으로 데려가 친정에 맡긴 베트남 여성에 대해 무죄라고 본 판결이 2013년 6월 선고됐다. 국제결혼 증가로 한 쪽 부모가 일방적으로 자녀를 데리고 귀국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이에 대해 판단기준이 될 것으보 보인다.


남편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아들 데리고 친정으로 간 베트남 여성 무죄
베트남 여성인 A씨는 2006년 한국인 남성인 B씨와 결혼했고 다음해 8월 아들을 낳았다. A씨는 가사와 아이에 대한 양육을 맡았고 B씨는 직장생활을 했다. 그러다 A씨는 2008년 9월 남편이 직장에 있는 사이에 생후 13개월이던 아들을 데리고 베트남 친정으로 떠났다. 그 후 A씨는 아들의 양육비를 벌기 위해 혼자 입국했다가 재판을 받게 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남편과 이혼했고, 아들의 양육자로는 A씨가 선정됐다.

A씨가 받고 있는 혐의는 '국외 이송 약취죄'와 '피약취자 국외 이송죄'다. 약취란 사람을 폭행 또는 협박이나 불법적인 힘을 사용해 자기 또는 제3자의 지배 하에 있도록 해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말한다. 쉽게 생각하면 유괴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 사건에서는 A씨가 남편에게 알리지 않은 채 아들을 데리고 친정인 베트남에 갔으므로 이 행위가 약취, 즉 유괴에 해당하는지가 문제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남편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자녀를 데리고 출국해 친정에 맡긴 행위에 대해 국외 이송 약취죄와 피약취자 국외 이송죄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여성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2010도14328 판결)

대법원은 "부모 일방이 상대방 부모나 자녀에게 어떠한 폭행 또는 협박이나 불법적인 힘을 행사하지 않은 채 자녀를 데리고 살던 곳을 벗어나 자녀에 대한 보호와 양육을 계속했다면 상대방 부모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고 해도 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대법원은 "구체적 사건에서 어떤 행위가 약취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 행위의 목적과 의도 △ 행위 당시의 정황 △ 행위의 태양과 종류 △ 수단과 방법 △ 피해자의 상태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죄형법정주의 원칙 지킨 판결…보충의견은 입법 촉구하기도
이 사건에서 A씨가 남편 B씨에게 사실을 알리지 않기는 했지만 폭행 또는 협박이나 불법적인 수단을 이용해 자신의 아들을 끌고 간 것은 아니었다. 대법원은 형법의 약취죄에 대한 기존 해석에서 '폭행 또는 협박이나 불법적인 힘을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부분을 주의 깊게 봐 무죄 판결을 내렸다.


단지 남편에게 알리지 않고 아이를 데리고 출국했다는 이유만으로 죄를 인정하는 것은 형법의 대원칙인 죄형법정주의에 비춰 허용될 수 없다는 얘기다. 죄형법정주의란 어떠한 행위를 범죄로 할 것인지 또 규정된 범죄에 대해 어떠한 형벌을 줄 것인지가 미리 법률에 규정되어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또 A씨가 기존에 양육을 담당했었기 때문에 자신의 친정인 국외로 아들을 데리고 가 맡겼다고 하더라도 아들에 대한 보호와 양육이 계속된 점도 판결에 영향을 줬다. A씨의 행동이 보호와 양육권에 대한 남용에 해당할 수 있을지라도 형사 처벌의 대상은 아니란 얘기다.


만약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행위를 형사 처벌하기로 국민적인 합의가 도출된다면 기존의 법으로는 처벌할 수 없기 때문에 그때는 형법이 개정돼야 한다. 실제로 이 사건의 보충의견에서 재판관 5인은 한 쪽 부모가 상대방의 동의나 가정법원의 결정이 없는 상태에서 미성년 자녀를 국외로 데리고 나간 경우에 대한 입법을 촉구하기도 했다. 


◇ 판결팁= 어느 한 쪽 부모가 다른 부모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자녀를 데리고 국외로 나가거나 자신이 키우겠다며 다른 곳으로 데려갔다고 하더라도 폭행 또는 협박이나 불법적인 수단을 통해서 한 것이 아니라면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다.

◇ 관련 조항


형법 제287조(미성년자의 약취, 유인)

미성년자를 약취 또는 유인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형법 제288조(추행 등 목적 약취, 유인 등)
③ 국외에 이송할 목적으로 사람을 약취 또는 유인하거나 약취 또는 유인된 사람을 국외에 이송한 사람은 2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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