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와 의뢰인이 약정한 성공보수금이 착수금의 28배라도 부당한 약정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A씨는 변호사 B씨에게 소송을 맡기기로 하고 착수금을 500만원으로 정했다. 그 후 소송이 진행되면서 A씨와 B씨는 서로 합의해 성공보수를 두 차례 증액했다. 그 결과 성공보수금액은 승소가액의 10%에서 최종적으로는 승소가액의 30%까지 인상됐다. 소송이 끝난 후 A씨는 B씨에게 1억4400만원을 지급해 성공보수가 착수금의 28배가 됐다. 그 후 A씨는 성공보수를 증액한 것이 무효라며 지급한 성공보수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2014년 7월 A씨가 변호사 B씨를 상대로 낸 성공보수금 반환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2014다18322 판결)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변호사의 성공보수가 과다한지를 판단함에 있어 착수금의 액수를 고려할 수는 있다"고 하면서도 "단순히 성공보수금이 착수금보다 얼마나 많은지를 주된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기계적으로 착수금과 성공보수가 몇 배냐를 따져 판단해서는 안 된단 얘기다.

재판부는 "성공보수는 △ 사건의 난이도 △ 승소 가능성 △ 의뢰인이 얻는 이익 △ 수임인의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성공보수가 과다한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밝혔다.

또 두 차례에 걸쳐 성공보수금을 증액하기로 합의한 것은 이 사건 수임사건에 좀 더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달라는 의뢰인 A씨의 의사가 반영됐다는 점과 변호사가 소송비용을 전부 대납하면서 승소하지 못할 경우 대납해 준 금액조차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고 사건을 맡았단 점도 판결의 이유가 됐다.

성공보수를 정할 때는 다양한 요소들이 고려돼야 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착수금을 기준으로 그 성공보수가 정당한 것인지를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변호사와 의뢰인의 계약에서 서로 마음이 맞아 성공보수에 대해 합의를 했다면 단지 착수금이 성공보수의 28배라는 이유만으로 이것이 부당하다고 볼 순 없다는 판결이다.

◇ 판결팁= 변호사의 소송에 대한 성공보수는 △ 사건의 난이도 △ 승소 가능성 △ 의뢰인이 얻는 이익 △ 수임인의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며 착수금과 성공보수가 몇 배냐를 따져 판단해서는 안 된다.

◇ 관련 조항

민법

제686조(수임인의 보수청구권)

① 수임인은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위임인에 대하여 보수를 청구하지 못한다.

②수임인이 보수를 받을 경우에는 위임사무를 완료한 후가 아니면 이를 청구하지 못한다. 그러나 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때에는 그 기간이 경과한 후에 이를 청구할 수 있다.

③수임인이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중에 수임인의 책임없는 사유로 인하여 위임이 종료된 때에는 수임인은 이미 처리한 사무의 비율에 따른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