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1개월된 아이를 이불로 감싸고 움직이지 못하게 해 뇌사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사건 당일 아이에게서 특이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는 검찰이 제출한 사건 당시 어린이집의 CCTV영상 조사가 이뤄졌다. 영상에는 사건이 발생한 2014년 11월12일 보육교사 김모씨가 근무하던 어린이집에서 피해아동 A군을 돌보는 장면 등이 담겼다.

영상을 지켜본 김씨는 "사건 당일 아이는 평소 잠버릇대로 발을 움직인 것이지 발버둥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하늘에 있는 아이를 두고 공방을 벌여야 한다는게 미안한 마음"이라며 "영상 속에서 아이가 발을 계속 움직인 것은 평소 잠자는 습관일 뿐 제가 못 움직이게 해서 몸부림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그 습관을 안정시켜주면 다시 잠들곤 해서 그날도 그렇게 하려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불로 아이를 깔고 앉은 것이 아니라 이불을 정리해주려던 것이었다"며 "아이가 버티기 힘들었다면 상하체를 모두 움직이거나 울었을텐데 제가 옆에서 관찰했을 땐 평소와 다른 움직임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 변호사는 "검찰 측에서 사망이라는 결과에 초점을 두고 아이의 특성에 대해 고려하지 않은 채 당시 행동을 해석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CCTV영상을 보면 아이가 평소 잠을 잘 의도가 있었을 때와 그러고 싶지 않았을 때의 행동에는 확연히 다른 점이 드러난다"고 반박했다.

김씨는 2014년 11월 자신이 근무하는 어린이집에서 생후 11개월 된 A군을 이불에 감싸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재워 호흡정지상태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군은 병원으로 옮겨졌을 당시 치료불가의 상태였고 이후 뇌사판정을 받아 숨졌다.

김씨는 같은 달 다른 날에도 여러차례 A군의 몸을 자신의 신체로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발버둥치는 아이를 그대로 두거나 때린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