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사진=뉴스1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해 동시에 강제수사를 벌였다. 이미 구속된 윤 전 대통령을 조사실에 앉히기 위해 물리력까지 동원해 체포를 시도했고 김건희 여사는 소환조사 하루 만에 전격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이 이뤄질 경우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첫 사례가 된다.

윤석열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 "적접한 집행"…"10여명이 팔다리 잡고 끌어내려 했다" 반발특검팀은 7일 오전 8시25분쯤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체포영장 집행을 시작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완강히 거부해 부상 등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1시간15분여 만인 오전 9시40분 집행을 중단하고 철수했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체포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리력을 사용했다"며 "적법하게 영장집행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기동순찰팀(CPRT) 요원을 포함해 교도관 10여명이 체포영장을 집행했다"며 "현장에서 변호인과 면담을 하겠다고 해 이를 허용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인 배보윤·송진호 변호사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속된 피의자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팔·다리를 잡고 다리를 들어서 끌어내려는 시도 자체가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이라며 "불법 행위에 대해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10여명이 앉아있는 대통령을 양쪽에서 팔다리를 붙잡고 (호송)차에 넣으려고 했다"며 "거부하니까 다시 한 번 (윤 전 대통령이) 앉아있는 의자를 들고 옮기려고 했고 의자가 뒤로 빠져 윤 전 대통령이 땅바닥에 철썩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세게 잡아당겨서 (윤 전 대통령이) '팔이 빠질 것 같다. 제발 놔달라'고 했다"며 "오전 9시40분까지 이런 행위가 지속됐고 이 과정에서 특검 관계자들은 변호인은 나가라고 요구했다"고 했다.

송 변호사는 "어차피 진술거부할 것을 왜 데리고 가느냐"라며 "그런 행위 자체가 불법으로 진술을 강요하는 강요죄에 해당하고 형법상 가혹행위 또는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속전속결' 첫 소환 다음날 김건희 구속영장

김건희 여사 /사진=뉴시스

특검팀은 같은날 오후 김 여사에 대해 구속영장도 청구했다. 전날 김 여사를 특검 사무실로 소환해 7시간여 조사한 지 하루 만이다. 전직 영부인에 대한 최초의 구속 시도다.

특검은 전날 조사를 마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명태균씨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는 정치자금법 위반,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해 영장을 청구했다.

김 여사가 전날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하지 않았지만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만큼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는 점이 구속영장 청구의 주요한 이유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2009~2012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이 주도한 주가 조작 사건에 김 여사가 자금을 댄 전주로 참여해 시세조종을 방조하거나 공모했는지가 쟁점이다. 특검팀은 서울고검 재수사팀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김 여사가 사전에 주가조작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명씨 공천개입 의혹은 김 여사가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명씨에게 무료 여론조사를 받은 대가로 같은해 6월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서 명씨와 가까운 김영선 전 의원이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에 전략공천되도록 도왔다는 의혹이다.

건진법사 게이트는 건진법사로 불리는 전성배씨가 윤 전 대통령 내외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2018·2022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천과정을 비롯한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이 2022년 수천만원 상당의 다이아 목걸이와 명품백 등을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전달하려 했다는 의혹도 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이른바 '집사 게이트', 양평 고속도로 종점 노선 변경 특혜 의혹,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등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이 방대한 만큼 특검팀은 우선 신병을 확보한 뒤 추가 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