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바람에 건설회사들이 부도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또 반드시 경기 침체 때문만이 아니라도 도급, 하도급 관계에서 도급 회사가 부도, 파산, 지급정지 등의 사유로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이 때 하수급회사들은 도급회사의 부도 소식을 듣고서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거나, 부도난 회사를 무작정 찾아가 사무집기를 들고 나온다던가 하는 방법밖에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후에 부도난 회사가 파산을 신청한 경우에는 하도급대금청구권이 파산재단에 포함되어 매출채권을 전부 변제받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이 경우 경제적 약자인 하수급회사들은 어떻게 해야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을까요?

하수급회사들은 영세사업자나 '을'의 입장에 있는 약자들이 많으므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제14조 제1항에서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즉 △ 하도급, 재하도급이 연속적으로 존재할 때 △ 중간 업체(원사업자)가 지급정지, 파산, 기타 유사한 사유로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된 경우 △하수급업체(수급사업자)가 도급업체(발주자)에게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청구하여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받을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 때 중요한 점은 수급사업자가 발주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해달라고 청구(직불청구)하기 이전에 발주자가 원사업자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해 버린 경우는 수급사업자의 직불청구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또 수급사업자가 발주자에게 직불청구를 했고 그 청구가 발주자에게 도달했다는 사실은 수급사업자가 직접 증명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하도급법 시행령 제9조 제1항)

그러므로 수급사업자는 원사업자에게 부도 기타의 사유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아는 즉시 발주자에게 자신이 수행한 공사부분에 대한 하도급대금을 직불청구하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낼 필요가 있습니다.(배달증명도 함께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천에 있는 대규모 건설현장에서 중간역할을 한 도급회사가 부도가 난 사례가 있습니다. 하수급회사는 의뢰회사를 비롯하여 십여 개에 달했는데 의뢰회사만이 부도 소식을 듣고 즉시 하도급대금 직불청구를 한 결, 이 회사만 원발주회사로부터 하도급대금을 상당부분 지급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도급법을 잘 활용한다면 원사업자(중간업체)가 부도난다고 하더라도, 재정이 상대적으로 훨씬 튼튼한 원도급업체(발주자)에게서 하도급대금을 직접 받을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이 때 원도급업체들이 직불지급을 거부하는 경우가 종종 존재하는데 소송을 통한다면 승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도급법은 제조, 수리. 시공, 용역수행 관련 하도급 관계에 적용되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미회수매출채권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