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스포츠 사고…위험안내와 안전배려의무 다해야 여행사 책임 면해

6월 19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색달해변에서 열린 '2016 제주 오픈중문비치 국제 서핑대회'에서 선수들이 서핑을 즐기고 있다./사진=뉴스1

다가오는 여름 무더위를 피해 이국적인 바다로 휴가를 떠날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특히 바다 휴양지에서의 백미는 다양한 해양스포츠인데 해양스포츠 활동 중 사고를 당하는 안타까운 일이 많이 발생한다.

이 경우 여행사에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소송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사고 발생 시 손해배상 책임 유무에 대한 궁금증도 물론 크겠지만 해양스포츠를 체험하기에 앞서 반드시 안전에 대한 주의사항을 숙지해서 사고를 방지하는 것이 최선이라 할 수 있겠다.

이해를 돕기 위해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관광객이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해양스포츠인 스노클링을 예로 들어 어떤 사항을 미리 체크해야 하는지 살펴본다.

얼핏 스노클링이 매우 간단하고 쉬운 체험활동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실제로는 사망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체험활동 중 하나이다. 그런데 똑같은 스노클링 사고처럼 보이지만 경우에 따라서 여행사는 사망사고에 대해 전혀 책임을 지지 않기도 하고 반대로 상당히 무거운 책임을 지기도 한다. 왜 같은 스노클링 사고에 대해서 여행사의 손해배상 책임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

최근 판결을 소개하자면 50대 여성이 해외에서 스노쿨링 중 숨진 경우 여행사의 책임을 인정됐다. 이 사건에서는 여행사가 안전수칙, 사고 발생 시 대처요령 등 주의사항에 대해 충분히 설명 하지 못했고, 스노클링 체험 현장에 가이드와 현지인 직원 2명 외에 별도의 전문강사나 안전요원이 동행하지 않았다. 또한 가이드와 현지인 직원들이 관광객들이 스노클링을 하는 동안 주위에서 관광객들의 동태를 살피거나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등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관광객이 익사하는 것을 뒤늦게 발견한 과실이 있었다. 즉, 여행사가 고객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관광객이 오전 일정인 스쿠버다이빙 체험 직후 구토를 하는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수영실력도 미숙했으나 오후 일정인 스노클링 체험을 포기하지 않고 강행한 점, 스노클링 중 적극적으로 인근의 가이드와 현지인 직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등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하지 않고 무리하게 스노클링을 시도한 잘못이 인정되어 여행사의 책임은 70%로 제한되었다.

다시 말해 관광객에게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였는지, 사고를 미연에 방지 할 수 있었는지, 사고 직후의 신속한 대처 여부에 따라 고객에 대한 여행사의 손해배상책임 유무가 결정된다.

이처럼 법원 판례에 따르면 여행사는 관광객에게 위험성을 사전고지 하여 관광객 스스로 그 위험을 감수할 수 있게 해야 하고 관광객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사전에 취하여 위험을 방지하여야 할 안전의무를 부담한다. 여행사는 고객에게 스노클링 체험활동의 위험성을 미리 안내해야하고 그에 따른 안전교육을 해야만 한다.

안전교육에는 관광객의 건강상 특이사항을 체크하거나 영유아, 노인 등 스노클링에 참여할 경우 사고위험성이 높은 관광객을 해당 체험에서 배제하거나 참여를 만류하는 등의 노력도 포함된다. 또한 사고가 발생하였다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등 적절한 응급조치를 취하였는지, 병원으로 얼마나 신속하게 이동했는지도 여행사가 관광객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였는지 판단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여행사가 관광객에게 위와 같은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였다면 설령 사고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여행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것이 우리 판례의 태도이다. 실제 사례에서는 위 판결과 같이 여행사가 안전조치를 소홀히 하였다거나, 관광객이 음주를 하거나 지병을 숨기는 등 각각의 개별적인 사정이 추가되어 여행사의 책임유무를 가리는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