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로 수십억원 상당 부당이득을 챙긴 아가방컴퍼니의 중국 투자 브로커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박길배)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브로커 하모씨(63)를 구속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하씨는 2014년 8월 아가방컴퍼니와 중국 랑시그룹의 인수합병(M&A)을 중개하면서 이와 관련한 미공개 정보를 이용, 32억4600만원 상당 부당이득을 남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하씨는 아가방컴퍼니의 M&A 공시가 나오기 직전 차명계좌 등을 통해 아가방 주식 133만6594주(77억5571만원)을 매수한 뒤, 공시 직후 전량 되팔아 이익금을 챙겼다.

아가방컴퍼니 최대주주였던 김욱 대표는 같은해 9월2일 320억원에 달하는 보통주 427만2000주(15.3%)를 중국 기업인 랑시그룹에 양도한다고 공시했다.

검찰은 또 하씨에게 차명계좌 명의를 대여함으로써 범행 은폐에 가담한 측근 5명도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로 붙잡았다. 그중 하씨 동생인 다른 하모씨(54)와 정모씨(65)는 불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3명은 벌금 1500만~2000만원에 약식 기소 처분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27일 하씨의 범죄 혐의를 잡고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하씨가 운영한 회사 4곳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이달 14일 그를 구속했다.

검찰 관계자는 "하씨 등이 취득한 부당이득액 전부를 자진 납부받아 보전 조치했다"며 "앞으로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 비리를 근절하는 데 수사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