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문서위조죄는 행사할 목적으로 공무원 또는 공공기관의 문서를 위조하면 성립하는 범죄다. 그런데 이 범죄의 경우 공문서를 위조해야 적용되는 범죄기 때문에 공문서를 스캔한 파일을 고친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

A씨는 국립대학교 교무처장 명의의 '졸업증명서 파일'을 위조해 법정에 서게 됐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파일이 형법상의 문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2010도6068 판결)

대법원 재판부는 "졸업증명서 파일은 그 파일을 보기 위하여 일정한 프로그램을 실행해 모니터 등에 이미지 영상을 나타나게 해야 하므로 파일 그 자체는 형법상 문서에 관한 죄에 있어서의 문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형법상 문서에 관한 죄에 있어 문서는 "문자 또는 이에 대신할 수 있는 읽을 수 있는 부호로 계속적으로 물체 상에 기재된 의사 또는 관념의 표시인 원본 또는 이와 사회적 기능, 신용성 등을 동일시할 수 있는 기계적 방법에 의한 복사본으로 그 내용이 법률상, 사회생활상 주요 사항에 관한 증거로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공문서위조죄에서 '공문서'란 공공 기관 또는 공무원이 그 명의로 직무권한 내에서 작성하는 문서를 말한다. 공문서를 스캔했거나 그대로 찍은 파일을 수정했다고 하더라도 이 범죄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 문서를 만들 수 있는 '파일'은 문서가 아니기 때문에는 이 범죄가 적용되지 않는단 얘기다.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나타나는 이미지는 이미지 파일을 보기 위한 프로그램을 실행할 경우에 그때마다 전자적 반응을 일으켜 화면에 나타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계속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형법상 문서에 관한 죄에 있어서의 문서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유사한 사례는 또 있다. B씨는 사귀고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이름과 나이를 속이는 용도로 사용할 목적으로 주민등록증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란에 글자를 오려붙였다. 그 후 이를 컴퓨터 스캔 장치를 이용하여 이미지 파일로 만들어 컴퓨터 모니터로 출력하고 타인에게 이메일로 전송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

대법원은 이 때도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나타나는 이미지는 형법상 문서에 관한 죄의 문서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공문서위조와 위조공문서행사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했다(2007도7480 판결).

◇ 판결팁= 공문서위조죄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문서가 '공문서'여야 한다. 또 위조한 대상이 종이 등에 인쇄되거나 작성된 공문서가 아니라 공문서를 스캔하거나 찍은 '파일'의 형태인 경우에는 공문서위조죄가 적용되지 않는다.

◇ 관련 조항

형법

제225조(공문서등의 위조·변조)

행사할 목적으로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문서 또는 도화를 위조 또는 변조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