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육아휴직을 마치고 직장에 복귀한 이후부터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퇴근할 때 상사 눈치가 보이고 휴직 전까지 알고 지내던 직장동료들과도 멀어진 기분이 들었다. 복귀했더니 A씨가 맡게 된 업무에 변화도 있었다. 육아휴직 동안 후배였던 B씨는 팀장으로 승진했는데, A씨가 배치된 곳이 바로 후배 B씨의 팀이었다.

같은 팀에서 지내는 동안 A씨와 B씨는 냉랭한 관계를 유지했다. 업무와 관련해 팀장 B씨와 의견을 주고받을 때도 A씨는 소통이 단절된 느낌이었다. B씨 역시 마찬가지였다. 결국 두 사람의 말다툼이 형사사건으로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12월7일 A재단 사무실에서 팀장 B씨가 "말을 조심해 달라"는 취지로 말하자 A씨는 기분이 나빴다. A씨는 "건방 떨고 있네. 어디서 까불어"라고 B씨에게 말하며 욕을 했다. 당시 사무실에서는 B씨 외에도 다른 직장동료들이 일하고 있었다.

홧김에 저지른 일이었지만 이미 주워 담을 수 없는 엎질러진 물이었다.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는 지난 8월18일 벌금 1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사건을 심리한 인천지법 형사1단독 이순형 판사는 "죄질이 가볍지 않지만 초범인 점을 고려했다"고 5일 밝혔다. 

이 판사는 "육아휴직을 다녀온 후 후배인 피해자가 팀장인 부서의 팀원으로 배치돼 직장으로부터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느끼던 상황에서 자신을 대하는 직장이나 피해자 등의 태도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를 위해 일부나마 피해금을 공탁했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점이 양형요소로 고려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