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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판례氏]복강경 수술 중 출혈…과실여부는?

[the L]복강셩 수술 중 출혈에 다른 원인 원인 없다면 의료 과실로 추정

편집자주[친절한판례氏]는 중요하거나 의미있는 과거 판례를 더엘(the L) 독자들에게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소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수술 도중이나 수술 후 환자에게 특정 증상이 발생한 경우 증상 발생에 관해 의료 과실 외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적인 사실이 증명되면 그 증상이 의료상 과실에 기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

B씨는 초음파 검사에서 담낭용종을 발견하고 이를 제거하기로 했다. A병원 의료진은 과거 배 위쪽 부분에 대한 수술을 시행 받은 적이 있는 환자 B씨에게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복강경 수술이란 복부 전체를 절개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구멍을 통해 복강경(내시경) 또는 수술용 카메라를 통해 그 영상을 보며 수술을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 수술을 하던 중 해당 의사는 장기 및 조직의 심한 유착을 발견했다. 이 의사는 이때 개복술로 전환하지 않고 복강경을 통해 유착된 조직을 박리하다가 원인과 부위를 알 수 없는 출혈이 발생하게 되었다. 지혈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자 그때 의사는 비로소 개복술로 전환했다. 개복술 과정에서 신장 부근 정맥 혈관 손상을 발견하고 지혈을 위해 신장을 절제하고 수술을 마쳤다.

이에 환자 측은 의료 과실이 있었다며 손해배상 청구를 냈고 재판은 대법원까지 진행됐다. 대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

대법원은 정상적인 시술과정이라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B씨의 손을 들어줬다. (2010다57787 판결) 대법원 재판부는 "B씨의 장기 유착 상태가 해부학적 구조를 알기 어려울 정도로 심했다면 상대적으로 더 섬세한 조작이 가능한 개복술로 전환했어야 하는데도 의료진이 복강경 수술을 계속한 과실이 있다"고 봤다. 의료진의 잘못을 인정한 것이다.

또 대법원은 "만일 유착 상태가 심하지 않았다면 신정맥 손상과 신장 절제는 의료진이 복강경 수술기구를 과도하게 조작하는 등의 과실로 인해 발생했다고 추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다른 원인이 없었다는 간접적인 사실이 증명된 상태라면 의료 과실이 있다고 봐야 한단 얘기다.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으로서는 의사의 의료행위 과정에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는지,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밝혀내기가 어렵다.


수술 과정에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이 있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일반 불법행위와 마찬가지로 의료행위상 과실과 손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한 증명책임은 환자 측에서 부담한다.


이 사건에서 환자의 유착 상태가 심했다면 처음부터 복강경 수술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복강경 수술을 했다는 것은 환자의 유착 심태가 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처음에 유착 상태가 심하지 않았던 환자가 수술 중 출혈이 발생하고 그것 때문에 신장 절제까지 했다면 의료 과실에 해당한단 얘기다. 의료 과실이 있었던 것을 확실하게 증명하지 않더라도 다른 간접 사실을 통해 의료 과실을 증명할 수 있도록 했다.  


◇판결 팁= 의료 관련 사건에서는 수술 도중이나 수술 후 환자에게 증상이 발생했다면 그에 관해 의료상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이 증명되면 그와 같은 증상이 의료상 과실에 기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증명의 정도를 낮춰서 환자들이 손해배상을 받기 쉽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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