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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판례氏] 수용자 자살은 담당 교도관 책임?

[the L] 담당 교도관 부주의로 수용자 자살…국가배상 인정돼

편집자주[친절한판례氏]는 중요하거나 의미있는 과거 판례를 더엘(the L) 독자들에게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소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헌법 제29조 제1항은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손해를 받은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나 공공단체에 정당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헌법에 근거해 규정된 법이 국가배상법이다. 따라서 국가배상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국민에 대해 하는 손해배상을 의미한다.

 

국가배상법 제2조에 따르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무원이나 공무를 위탁받은 사인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나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힐 경우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해야한다. 이 규정과 관련해 공무원이 직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로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한 경우, 국가의 배상책임에 대해 판단한 대법원 판례(2008다75768)가 있다.

 

A씨는 친형과 형수를 살해한 범죄를 저지르고, 유죄판결과 치료감호처분을 선고받아 ○○치료감호소에서 치료감호를 받은 뒤 ○○교도소로 옮겨왔다. 교도소에서 A씨는 '자살우려자'·'자살위험자'로 지정돼 관리돼 왔다. 


그러던 중 A씨는 직업훈련장에서 갑자기 무릎을 꿇고 울면서 "무조건 잘못했습니다. 나를 묶고 죽여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나는 개다"라고 말하며 바닥을 기어 다니고, "멍, 멍"하고 개소리를 내면서 직원들을 물려고 하는 등 급성정신착란증의 증세를 보였고, 결국 자살위험이 높은 수용자들을 대면 감독하거나 CCTV 등을 통해 집중관리 하는 수감실에 보호수용됐다.


A씨에 대해서는 대면 감독이 실시되며 여러 차례 계구(수갑 등)를 사용했다 해제했다를 반복했지만, A씨가 반성문을 제출하며 심적으로 안정이 되자 계구 사용을 완전히 해제했다.

 

계구 사용이 완전히 해제된 날 저녁 8시께 A씨의 담당 교도관 중 야간 근무자였던 B씨는 순찰근무를 하던 중 다른 수감실 수용자들 사이에 싸움이 발생한 것을 발견하고, 이를 말리다 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관구교감인 C씨에게 그 상황을 보고했고, C씨는 CCTV 감시근무자를 포함한 경비대 교도들과 함께 현장에 출동해 사태를 진정시켰다. 이후 C씨는 소란을 일으킨 수용자들을 관구실로 동행해 조사했고, B씨는 다시 수감실로 들어가 내부 상황을 확인한 뒤 그 자리에서 조금 전 일어난 싸움에 대한 근무보고서 초안을 작성했다.

 

그러다 오후 8시 45분께 B씨는 자신의 수감실에서 화장실에서 내의를 찢어 만든 끈으로 목을 맨 A씨를 발견해 교도관들과 함께 심폐소생술을 하는 등 응급조치를 취한 뒤 병워에 후송했지만, 이틀 뒤 A씨는 심폐정지로 사망했다.

 

사망한 A씨의 유족들은 법원에 대한민국을 상대로 공무원인 담당 교도관의 부주의로 A씨의 자살을 막지 못했으니 국가가 그 손해를 배상해달라는 내용의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는 담당 교도관이 직무상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담당 교도관들에 A씨 사망에 대한 책임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국가는 A씨의 유족들에게 그에 대한 손해배상을 해줘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교도소 등의 구금시설에 수용된 피구금자는 스스로 의사에 의해 시설로부터 나갈 수 없고 행동의 자유도 박탈돼 있어, 그 시설의 관리자는 피구금자의 생명, 신체의 안전을 확보할 의무가 있다"며 그 "안전확보의무의 내용과 정도는 피구금자의 신체적·정신적 상황, 시설의 물적·인적 상황, 시간적·장소적 상황 등에 따라 일의적이지는 않고,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입장에 따라 재판부는 "A씨의 경우, 스스로 담당 교도관들에게 여러 차례 재촉해 잘못을 뉘우치며 앞으로 생활을 잘 하겠다는 취지의 반성문을 제출한 뒤 계구 사용이 해제됐다"며 "그날 저녁 다른 수감실에서 싸움이 벌어지자, 그 싸움을 진정시켜야 한다는 이유로 CCTV상의 감시업무를 수행해야 할 최소한의 근무자조차 남겨 놓지 않은 채 상당 시간 모든 교도관들이 자리를 이탈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또 "야간 담당 근무자였던 B씨는 싸움이 진정된 뒤에도 즉시 다른 수용자들의 상황을 살피지 않은 채 그 수감실에 그대로 머물며 싸움에 대한 근무보고서 초안을 작성했다"면서 "이는 담당 교도관들이 A씨의 사망 사고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해야 할 직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공무원인 교도관들의 직무상 주의의무 위반의 과실로 A씨가 사망했다면, 국가는 피해를 입은 사망 수용자의 유족들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대법원의 판단 결과 A씨의 유족들은 국가로부터 배상금을 받을 수 있었다.

 

 

◇ 판례 팁 = 국가배상법 제2조의 국가배상책임 외에 국가배상법 제5조의 국가배상책임도 있다. 국가배상법 제5조의 책임은 영조물의 설치, 관리에 하자가 있어 피해가 발생한 경우 국가나 지방단체가 그 손해를 배상하는 책임이다.

 

 

◇ 관련 조항

- 국가배상법

제2조(배상책임)

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공무원 또는 공무를 위탁받은 사인(이하 "공무원"이라 한다)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따라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을 때에는 이 법에 따라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다만, 군인ㆍ군무원ㆍ경찰공무원 또는 예비군대원이 전투ㆍ훈련 등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전사(전사)ㆍ순직(순직)하거나 공상(공상)을 입은 경우에 본인이나 그 유족이 다른 법령에 따라 재해보상금ㆍ유족연금ㆍ상이연금 등의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이 법 및 「민법」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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