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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판례氏] 땅임대 대리시켰더니 건축비용계약까지…효력은?

[the L] 계약체결 대신한 대리인은 해당 계약에 관해서만 대리권 있어…대리권 범위 벗어나면 권한없어

편집자주[친절한판례氏]는 중요하거나 의미있는 과거 판례를 더엘(the L) 독자들에게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소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당사자가 법률적으로 어떤 효과를 발생시키는 행위를 직접 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지만, 그러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이런 때를 대비해 우리 민법은 ‘대리(代理)’에 대한 규정을 두고, 대리인이 본인을 위해 대리권을 수여 받아 그를 대신하는 법률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대리인의 대리권 문제와 관련해 대리인이 대신할 수 있는 행위의 범위가 논란이 돼 대법원에서 다루어진 판례(2008다11276)가 있어 소개한다.

 

A씨는 친구들과 레스토랑 운영을 동업하기로 하며, B씨 소유의 토지를 빌리기로 했다. A씨 등은 임차한 B씨의 토지 위해 건물을 지어 레스토랑을 운영하고자 했고, 토지 소유자인 B씨 명의로 건축 허가를 받은 뒤, 건물을 신축하는 비용 부담은 A씨 등이 하기로 했다.

 

이들은 건물을 짓고 7년 간은 토지 임대료를 무상으로 하기로 하며, 임대기간이 만료한 뒤에는 다른 사람들보다 우선적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기로 하는 내용을 토지 임대차계약에 모두 담았다.

 

그런데 이때 A씨는 토지소유자인 B씨 본인과 직접 계약을 한 것이 아니라, 그로부터 계약을 대신 체결할 권리를 위임 받은 C씨와 계약을 했었다.


이후 A씨 등이 건물신축공사에 들어가 공사계약을 체결할 때에도 계약은 건설회사와 공사도급계약을 대신 체결할 권리를 위임 받은 B씨의 대리인 C씨가 했다. 공사계약을 하면서, C씨는 건설회사에게 만약 A씨가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B씨가 그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약정을 했다.

 

건물이 신축된 뒤, 건물 건축허가는 약정대로 B씨 명의로 받게 됐고, 건물 소유권보존등기 역시 B씨 이름으로 이루어졌다.

 

그런데 건물이 신축된 이후에도 A씨 측에서 공사대금을 주지 않자, 건설회사는 C씨와 약정한 내용에 따라 B씨에게 공사대금을 달라고 했지만, B씨는 이를 거절했다.

 

이에 건설회사는 법원에 B씨를 상대로 공사대금을 지급해달라는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는 B씨 대신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C씨가 한 공사대금에 대한 약정이 B씨에게도 효력이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법원은 건설회사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B씨에게는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어떤 계약을 대신 체결하라는 내용의 대리권을 수여받은 대리인이 권한을 위임받은 대로 법률행위를 하게 되면, 그것으로 대리인에게 대리권을 수여한 본인과 대리인 간의 법률관계는 원칙적으로 목적을 달성해 종료하는 것"이라며 "법률행위에 의해 수여된 대리권은 그건 본인과 대리인 간의 법률관계가 종료하게 되면, 그것으로써 소멸하는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계약을 대리해서 체결한 대리인은 그렇게 체결된 계약의 해제 등 일체의 처분권과 상대방의 의사를 수령할 권한까지 가지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런 입장에 따라 재판부는 C씨가 B씨로부터 공사계약을 대신 체결한 권한만을 부여받은 대리인이지, 공사대금의 지급에 관해서까지 대신 약정을 할 권한은 없는 사람이었다고 판단했다.

 

당초 C씨가 이 사건 공사대금을 A씨가 이 지급하는 것으로 알고서 건축허가명의와 소유권보존등기 및 임대차 종료 후의 이 사건 건물확보의 차원에서 B씨 명의로 이 사건 공사계약을 체결한 것이었고, B씨가 공사완공 후 공사대금이 지급되지 않을 것까지 예상하고 공사계약체결의 대리인인 C씨에게 그 공사대금의 지급에 관한 대리권까지 포괄적으로 수여한다는 것은 이례적이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 판례 팁 = 대리권(代理權)은 대리인이 본인을 대신해 법률행위를 하고, 그 법률효과는 대리인이 아닌 본인에게 직접 귀속되게 하는 권한을 말한다. 이러한 ‘대리권’은 대리인의 지위나 자격을 의미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대리인에게 이익을 주는 권리(權利)가 아닌 ‘권한(權限)’으로 이해해야 한다.

 

 

◇ 관련 조항

- 민법

제118조(대리권의 범위) 권한을 정하지 아니한 대리인은 다음 각호의 행위만을 할 수 있다.

1. 보존행위

2. 대리의 목적인 물건이나 권리의 성질을 변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그 이용 또는 개량하는 행위

 

제128조(임의대리의 종료) 법률행위에 의하여 수여된 대리권은 전조의 경우외에 그 원인된 법률관계의 종료에 의하여 소멸한다. 법률관계의 종료전에 본인이 수권행위를 철회한 경우에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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