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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청사 |
수백만건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취득·판매하는 등 혐의로 기소된 홈플러스 임직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이 파기됐다.
대법원 제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7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홈플러스 및 이 회사의 임직원, 그리고 홈플러스로부터 개인정보를 유상으로 제공받은 보험사 직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심법원인 서울중앙지법으로 환송했다.
홈플러스는 2003년부터 경품행사를 통해 개인정보를 취득하고 이를 보험회사에 판매하는 사업을 벌여왔다. 2009년부터는 아예 이 업무를 담당하던 보험서비스팀의 주관 하에 경품행사가 진행됐다.
홈플러스는 2011년 12월부터 2014년 6월까지 11회에 걸쳐 진행된 경품행사를 통해 712만명의 이름,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 휴대폰번호, 자녀 수, 부모동거 여부 등 정보를 수집해 이를 보험사에 판매하고 119억원을 벌었다.
홈플러스는 고객정보를 모으는 과정에서 '창립 14주년 고객감사 대축제' '브라질 월드컵 승리기원' 등 문구를 내세웠을 뿐 개인정보 수집과 이의 3자제공에 대한 정보는 단 1㎜크기의 글씨로 쉽게 알아볼 수 없게 적어놨다.
이에 검찰은 홈플러스와 그 임직원들에 대해 '거짓이나 부정한 수단·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그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았다'며 공소를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단 1㎜크기의 문구라도 홈플러스가 개인정보보호법이 요구하는 기재사항을 모두 기재했다는 등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1,2심 재판부는 또 홈플러스가 취득한 개인정보를 유상으로 보험사에 판매한다는 사실을 고객들에게 알릴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은 홈플러스의 개인정보 취득·판매 행위에 대해 거짓이나 그밖의 부정한 수단·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또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동의를 받는 행위 자체만 떼놓고 봐서는 안되며 경품행사의 전 과정을 살펴보고 그 과정에서 드러난 개인정보 수집 등의 동기, 목적과 수집대상 개인정보의 관련성, 수집을 위해 사용한 구체적 방법, 민감정보·고유식별정보 포함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대법원은 검찰 측이 공소사실 중 일부만 종이로 제출하고 나머지를 CD(콤팩트디스크) 등 전자문서 형태로 제출한 데 대해 형사소송법이 요구하는 공소사실 특정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파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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