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중이던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지도부를 강제 구인하기 위해 2013년 12월22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경찰들이 잠긴 출입문을 열고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013년 전국철도노동조합 지도부 체포 과정에서 경찰의 위법 행위로 손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의 2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9부(부장판사 최석문)는 9일 민주노총과 조합원 등이 국가와 당시 경찰청장 등을 상대로 낸 28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경찰은 철도파업이 진행 중이던 2013년 12월22일 김명환 위원장 등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서울 중구 민주노총 본부에 강제 진입했다. 당시 경찰은 민주노총 본부가 입주해 있는 경향신문사 사옥 진입을 위해 체포조 수백여명을 투입했고, 주변에는 4000여명의 경찰을 배치했다.

이 과정에서 경향신문사 사옥 유리문이 파손되는 등 소란이 빚어졌다. 특히 당시 경찰과 노조원들이 충돌하는 사태가 빚어져 부상자가 다수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민주노총은 국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당시 이들은 "국가가 직권을 남용해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사무실에 출입·통행할 권리를 방해했고 압수수색 영장 없이 불법적으로 침입했다"며 "경찰이 민주노총 소유 집기 등을 손괴하고 조합원들을 무차별 연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지난해 8월 민주노총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판결을 내렸다. 1심은 "철도노조 간부들이 경향신문사 사옥에 은신해 있을 개연성이 높은 상태에서 건물에 진입할 필요성이 있었으므로 경찰이 건물에 진입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또 "경찰의 불법침입을 전제로 하는 손괴와 불법체포 주장 등은 모두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