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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의 캠퍼스 부지는 일제강점기 대한제국 '황실'과 토지 무상사용 대차 계약을 맺은 것이 만큼 계속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6년 만에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학교법인 숙명학원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상대로 낸 변상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를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숙명학원 측은 변상금 73억여원을 낼 필요가 없게 됐다.

숙명학원은 193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 일제강점기 조선 왕족과 관련한 사무를 담당했던 이왕직 장관으로부터 토지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대차 계약을 맺었다. 이후 해당 부지는 국가 소유로 넘어갔고 캠코는 2012년 4월 숙명여대가 국유지를 무단 점유하고 있다며 변상금 73억여원을 부과하고 매년 14억원의 대부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숙명학원 측은 소송을 제기했다.

1, 2심 법원은 캠코의 처분이 위법해 취소해야 한다며 숙명학원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도 마찬가지였다.

대법원은 "숙명학원은 학교설립을 추구했던 구황실의 기부행위를 토대로 설립된 재단으로 토지에 학교를 지어 설립취지에 부합하도록 학교를 운영해 왔고 황실도 반대하는 행위나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다"며 "구황실재산법에 따라 국가가 해당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했지만 사용대차계약에 의한 의무도 그대로 승계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대법원은 "문화재보호법 부칙조항 등이 신설됐더라도 이것 때문에 숙명학원의 사용대차계약상의 지위까지 소멸했다고 볼 수 없고 계약 체결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숙명학원이 토지를 사용·수익하기에 충분한 기간이 경과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해지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변상금 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