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연 신임 대법관이 2017년 7월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관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조 대법관은 취임사를 통해 사법부 신뢰회복을 위해 힘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사진=뉴스1

김명수 대법원장은 신임 법원행정처장으로 조 대법관을 11일자로 임명했다고 4일 밝혔다.

대법원 관계자는 “조 대법관은 약 24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본 법원의 문제점이나 개선방향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다”며 “법원 내부에 한정된 시각이 아닌 국민의 시각에서 사법개혁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적임자”라고 밝혔다. 

조 대법관은 강원 동해 출신으로, 한국은행에서 근무하다 방송통신대를 거쳐 성균관대 야간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제22회 사법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하고 사법연수원 12기가 됐다. 1982년 법관으로 임용돼 서울민사지법 판사, 서울형사지법 판사, 춘천지법 강릉지원 판사,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 서울가정법원 판사로 11년간 재직했다. 1993년부터는 24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다 2017년 7월 대법관으로 임명됐다.

조 대법관은 법관 재직 당시 국가보안법상 이적행위 혐의로 압수수색영장이 청구된 사건에서 표현의 자유를 중시해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1987년 동해에서 어로작업 중 납북됐다가 귀환한 어부의 간첩 혐의 사건 주심을 맡아 무죄를 선고하기도 했다.

대법관 재직 중인 지난해 11월에는 일제강점기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주심을 맡아 회사 측에 위자료 지급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조 대법관이 새 법원행정처장으로서 김 대법원장이 이끄는 사법개혁을 차질없이 이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해 9월 ‘사법농단’ 사태로 여러 문제점이 드러난 법원행정처의 폐지와 ‘사법행정회의’로의 권한 이양, 윤리감사관 개방직화, 고등법원 부장판사 제도 폐지 등 사법개혁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후 법원 내부 의견 대립과 예산 삭감 등의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법발전위원회 건의 실현을 위한 후속추진단' 단장인 김수정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법원 내 의견수렴 절차가 개혁 방향을 후퇴시키는 기간이 돼서는 안 된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 2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본관 대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사법부 스스로 무너뜨린 신뢰의 탑은 스스로 다시 쌓아올리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신뢰 회복을 위해 '사법개혁'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