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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회와 세금 '기본소득'

[the L]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편집자주외부 기고는 머니투데이 'the L'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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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회에서 인간이 AI에 의하여 대체되고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토대로 이로 인해 초래될 국가의 세수 일실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로봇세’ 도입이라면, 일자리를 잃고 빈곤층으로 전락할 개인들을 위한 방안으로 논의되는 것이 ‘기본소득’ 도입이다.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은 재산이나 소득이 많고 적음, 또는 일을 하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정부가 모든 개인에게 조건 없이 지급하는 돈이다. 기본소득 제도는 기존 사회보장제도와 유사한 기능을 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여러 측면에서 기존의 일반적인 사회보장제도와는 다르다.

근래에 기본소득 제도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근본적으로 실업률의 증가, 특히 AI에 의해 인간의 노동력이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과 두려움에 기초하고 있다. 개인들 대부분이 AI나 로봇에 밀려 일자리를 잃게 되고 빈곤층으로 전락하여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정부가 기본소득을 지급하여 최소한의 인간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그 취지이다.

기본소득 제도에 대해 반대하는 측에서는 무엇보다 기본소득 제도를 운영할 막대한 재원을 마련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예컨대, 우리나라 정부의 2019년 예산안은 470.5조 원으로 편성되었고 그 중 보건, 복지, 고용에 관련된 예산은 162.2조 원으로 전체 예산 중 34.5%의 비율을 차지한다. 이를 인구수(약 5,183만 명)로 나누면 1인당 월 약 26만 원(연 약 312만 원)이 된다. 보건, 복지, 고용 관련 예산을 모두 기본소득 예산으로 돌리더라도 1인당 월 약 26만 원은 기본소득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적어도 이 금액의 3배, 즉 1인당 월 78만 원은 되어야 그 취지를 살릴 수 있을 텐데, 이 경우 기본소득 지급에 소요되는 예산은 정부의 전체 예산과 맞먹는 금액이 된다.

2016년 6월 5일 스위스에서 전 국민을 상대로 보편적인 기본소득을 지급할지를 묻는 국민투표가 진행되었는데, 76.7%의 반대로 부결되었다고 한다. 스위스 정부가 국민투표에 부치 기본소득 도입 방안은 매달 18세 이상 모든 성인에게 2,500스위스프랑(약 300만 원)을,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650스위스프랑(약 78만원)을 기본소득으로 나누어 주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핀란드는 2017년부터 실업자 2,000명에게 기존 사회보장급여와 별개로 매월 560유로(약 74만 원)을 지급하는 실험을 2년간 시행하였다. 그 실험의 효과를 두고 논란이 있지만 실업률 개선이나 근로의욕 고취가 없었다는 점은 비교적 분명하다. 핀란드 정부가 기본소득 지급의 실험을 중단하기로 한 것에는 이러한 사정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근 우리나라 정부는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위기에 대응하여 국민 생활의 안정과 위축된 경제 회복을 위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였다. 전 국민 대상 2,171만 가구들 대상으로 하여 가구원수에 따라 4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 차등 지급하였다. 애초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70%’로 하였다가 그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상위 30%에게 재난지원금을 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 정도 금액은 국민의 어려운 경제 사정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등 다양한 논란이 일었다. 또한, 긴급재난지원금에 소요된 14.3조 원의 예산을 마련하기 위하여 국채 발행, 증세 등의 후속 조치가 실행되거나 고려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비판 역시 이어지고 있다. 기본소득 제도 도입에 많은 시사점을 주는 대목이다.

아직 대다수의 개인들이 일자리를 가지고 땀 흘려 일하면서 경제 생활을 영위하고 있어 기본소득 제도 도입 논의가 당장의 일로 여겨지지 않는다. 그러나 상당수의 미래학자들, 과학자들의 예측에 따르면, AI가 인간을 대체하고 대부분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은 그렇게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과연 AI가 인간을 대체하고 대부분의 일자리를 빼앗는 일이 실제로 벌어질까? 
기본소득 제도를 운영할 재원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방안이 있을까? 
대다수의 개인들이 기본소득으로 연명한다면, 땀 흘려 일하는 행복, 자기 계발, 자아 실현 등의 가치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미래사회의 모습, 미래사회의 세금에 대하여 또다른 고민과 상상이 교차한다.



박정수 변호사
[박정수 변호사는 법무법인 화우의 파트너변호사로 주요 업무분야는 조세·관세 및 행정소송 등이다. 사법연수원 제27기 수료 후, 2001년 대전지법 판사로 시작해 인천지법, 서울북부지법을 거쳐 서울행정법원, 서울고등법원 판사를 거쳤고 2011년 대법원 조세공동연구관실에서 재판연구원으로 활동해 조세분야에서 정통한 전문 법관으로 자리잡았다. 이후 창원지법 부장판사 겸 연구법관, 부산지법 부장판사, 의정부지법 부장판사,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를 역임했고 현재 화우 조세쟁송팀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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