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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혼 배우자들이 국가에 법률 대책 마련 의무가 있음을 확인해달라며 헌법소원을 냈으나 각하됐다.

헌재는 23일 이혼 배우자와 양육비 문제 해결을 위한 후원자들이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번 헌법소원을 제기한 이들은 이전 배우자가 양육비 지급 의무를 무시할 경우 손쓸 도리가 없다면서 국가가 법률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이전 배우자가 양육비를 주지 않는다면 우선 국가가 먼저 지급한 뒤 나중에 청구해 받아내는 양육비 대지급제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헌재는 이들의 헌법소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미 법 제도가 마련돼 있고, 이러한 제도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추가적인 입법 의무가 발생하는 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헌재는 가사소송법이 여러 차례 개정돼 양육비를 주지 않는 배우자의 재산을 파악하거나 급여에서 정기적으로 양육비를 빼 직접 지급하도록 명령하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감치를 명령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 있는 점을 거론했다.

2014년에는 양육비 이행법이 만들어져 양육비 청구를 위한 소송을 지원하는 전담 기구가 설치됐으며, 양육비를 받지 못한 이들에게 최대 12개월까지 양육비를 긴급 지원하는 제도가 있다고도 했다.

양육비 지급을 강제하기 위해 미지급자의 운전면허를 취소하고 출국을 금지하는 등 제재를 가하고, 신상정보를 여성가족부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조항이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이어 헌재는 헌법 제36조 제1항에서 국가는 가족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나, 이 조문에서 양육비 이행이라는 구체적인 의무가 도출되는 것은 아니라고도 판단했다.

헌재는 "양육비 대지급제 등의 법률을 제정할 헌법의 명시적인 위임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며 "기존의 양육비 이행을 위해 마련된 것 외에 입법 의무가 새롭게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