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 /사진=뉴스1

고 채수근 해병 순직 사건 수사를 이끄는 '채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과 최주원 전 경북경찰청장,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을 줄지어 소환, 수사외압 의혹 전반을 파악할 방침이다.

채 해병 특검팀의 정민영 특검보는 16일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이날 박 대령과 강 전 실장, 최 전 청장을 소환 조사한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박 대령, 강 전 실장, 최 전 청장을 각각 오후 1시30분, 오후 2시, 오후 3시에 연달아 조사한다.

특검팀은 박 대령을 상대로 박 대령이 들은 'VIP(윤석열 전 대통령) 격노설' 내용, 수사 및 이첩 회수에 대한 전반적인 입장과 진술을 확인할 방침이다. 박 대령은 지난 2023년 해병대 수사단장으로 채 해병 사건 초동 수사를 지휘하고 채 해병 사건에 관한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수사외압 의혹을 최초로 폭로해 'VIP 격노설'을 세간에 알렸다.

강 전 실장은 채 해병 순직 당시 윤 전 대통령을 직접 보좌하는 위치에 있던 인물로, 이날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채 해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에 대해 진술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최 전 청장을 상대로는 2023년 8월2일 해병대 수사단으로부터 최초 수사 기록을 넘겨받았다가 국방부 검찰단으로 기록을 넘겨주는 과정에서 대통령실 개입이 있었는지 등 의혹 전반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최 전 청장은 앞서 공수처에 고발된 상태로 현재 피의자 신분이다.

특검팀은 오는 17일 오전 10시30분엔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을 재소환해 VIP 격노설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정 특검보는 "2023년 7월31일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 당시 상황에 대해 지금까지 특검이 파악한 내용을 기반으로 김 전 사령관을 조사한다"며 "모해위증 등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사령관은 지난해 2월 박 대령의 항명 등 혐의로 열린 군사법원 재판에서 VIP 격노설을 부인하는 등 박 대령을 모해할 목적으로 거짓 증언했단 혐의를 받는다.

VIP 격노설의 배경이 된 2023년 7월31일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이 참석한 것이 맞냐'는 질문에 정 특검보는 "(당시 회의 참석자) 명단에도 있고 김 전 처장이 참석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한 사람이 있다"고 답했다.

한편 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격노했고 이후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로 질책해 조사 결과를 바꾸게 했단 의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