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3차 강제구인에 나섰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16일 오후 2시까지 서울고검 조사실로 데려오라는 인치 지휘를 전날 밤 서울구치소에 내렸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구속된 이후 건강상 이유를 들며 특검팀의 출석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내란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2025.7.1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 인치까지 시도하며 소환 조사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진술 거부권을 쓰더라도 조사 기록을 남기는 게 향후 재판에서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16일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3차 강제 인치를 지휘했다. 지난 10일 구속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과 15일 두 차례 특검팀 소환에 불응했다. 이 과정에서 특검팀은 서울구치소에 강제 인치를 지휘했는데, 서울구치소는 물리력 동원이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강제 인치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특검팀은 서울구치소 교정공무원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에 나서는 등 강경 대응했다.

윤 전 대통령이 소환에 응하더라도 모든 질문에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 아무런 답변을 얻을 수 없다는 점에서 특검팀 행보에 의문이 나온다. 실익이 없는데 특검팀이 소환 조사를 기선제압용으로 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하지만 특검팀 내부적으로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진술을 거부하더라도 조사를 진행하면 조서에 우리가 피의자를 상대로 던졌던 질문들이 무엇이었는지 기록할 수 있다. 재판부가 이런 질문 기록들을 보게 되면 특검팀의 주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며 "아예 조사를 진행하지 못한 것과 마주 보고 앉아서 구체적인 질문을 던졌는데 피의자가 진술을 거부한 것은 크게 다르다고 본다. 그래서 조사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3개 특검팀 중 가장 수사 속도가 빠른 만큼 윤 전 대통령이 향후 다른 특검에서의 조사를 회피할 수 없도록 선례를 만들어 놓겠다는 의지도 크다. 박지영 특검보는 전날 서울고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희 특검뿐만 아니라 김건희 특검, 채상병 특검도 다 (윤 전 대통령과) 관련이 있어서 필요한 조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며 "그때도 똑같은 방식으로 이런 게 문제가 된다고 하면 과연 특검까지 출범하면서 국민들이 바라고 생각했던 것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 특검보는 "검찰총장을 역임하신 대통령이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형사사법 관계자들에 있어서는 기준이 되는 사람"이라며 "그분의 대응이나 방식은 고스란히 일반인에게도 전파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떤 행위의 기준이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다고 하면 특검이 형사사법 시스템을 붕괴하는 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런 점을 감안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조사에 비협조적이었다는 점을 법원에 강조하려는 특검팀의 의도도 깔려있다고 본다. 한 형사전문 변호사는 "특검 입장에서는 본인들이 이렇게까지 노력을 했는데도 윤 전 대통령이 조사에 극렬하게 거부했다는 모양새를 남기고 싶은 것"이라며 "이런 모습들이 향후 재판부가 양형을 정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특검팀의 전략적 판단이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