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시행 이후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첫 사망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22일 인천의 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엄마 손을 꼭 잡은 한 아이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주의의무를 위반해 차량으로 어린이 인명사고를 내면 가중처벌하도록 규정된 일명 '민식이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 5조의13에 제기된 헌법소원 2건에 대해 지난 23일 재판관 8대1 의견으로 위헌확인 청구를 기각했다.

헌재는 입법목적에 대해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의 적합성 또한 헌재는 "안전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 안전하게 운전하도록 함으로써 어린이 교통사고의 발생을 감소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인정했다.

헌재는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14세 이하 어린이 10만명당 보행 중 사망자 수는 OECD 회원국 중 6번째"라며 "안전 운전 의무 위반자를 엄하게 처벌하는 것은 불가피한 조치"라고 판시했다.

또 헌재는 △교통정온화 기법 △단속 강화 △범칙금·과태료 상향 △안내·경보 강화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면서도 "비형벌적인 수단이 선행적으로 도입·실행된 이후 효과 없음이 입증된 경우에만 형벌의 강화가 정당화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한편 이은애 재판관은 "근소한 과실의 경중 차이에 따라 심각한 처벌의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며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냈다.

특가법 5조의13에는 차량 운전자가 어린이보호구역에서의 안전운전 의무를 위반해 만 13세 미만 어린이를 숨지게 하면 벌금형 없이 3년 이상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상해를 입히면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 벌금형 혹은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일명 '민식이법'으로 불리는 이 가중처벌조항은 2019년 충남 아산시에서 9살 김민식군이 교통사고로 숨진 사건을 계기로 제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