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개입 의혹을 받는 명태균 씨가 원래 출석이 예정됐던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같은날 오전 특검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국민의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위한 소환 통보를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출석 여부가 불투명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출석 하루 전날인 28일까지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오는 29일 오전 10시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던 윤 전 대통령 측이 아직까지 출석 여부에 대한 의견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불출석할 경우를 대비한 조치에 대해선 "오는 29일 상황을 지켜보고 그 이후의 상황을 보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특검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윤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윤 전 대통령 '침묵', 명태균 '불출석'… 이준석 대표 압수수색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28일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자택에서 변호사 입회 하에 압수수색을 위해 봉인지를 제거한 뒤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특검이 소환 통보했던 명씨는 불출석했다. 명씨 측은 특검에 출석이 어렵다는 뜻을 전하면서 다른 대체 출석일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특검은 "사전 협의 없이 불출석한 것이라면 출석 불응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영선 전 의원도 당초 예정된 출석일인 지난 23일과 24일에 불출석하며 다음달 중으로 조사를 미뤘다.

특검은 이날 오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자택과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된 곳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과 경기 화성 동탄에 있는 이 대표 자택,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명씨의 국민의힘 공천개입 의혹은 김 여사가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명씨에게 무료 여론조사를 받은 대가로 같은해 6월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서 김 전 의원이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에 전략공천되도록 도왔다는 의혹이다.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윤상현 의원, 국민의힘 당대표는 이 대표였다. 윤 의원은 전날 특검팀 조사를 받았다.
'건진법사 청탁 의혹'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 이모씨 구속영장 청구…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압수수색에 들어간 18일 오후 경기 가평군 통일교 천승전 모습. /사진=뉴시스

이와 별개로 특검팀은 건진법사 게이트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오 특검보는 이날 "건진법사 등 청탁 의혹사건에 관련해 피의자 이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죄명은 특정범죄가중법상 알선수재 혐의"라고 밝혔다.

해당 게이트와 관련,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오는 30일 열린다. 특검은 지난 25일 청탁금지법 위반·업무상 횡령·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윤 전 본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 숙원사업을 원활히 해달라는 대가로 건진법사 전성배씨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샤넬백과 다이아목걸이 등을 줘 김 여사 측에 전달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전씨는 윤 전 대통령 내외와 정치인들과의 친분을 과시해 2018·2022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천과정 및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또 특검팀은 김 여사 오빠 김진우씨도 불러 조사중이다. 앞서 김씨는 양평 공흥지구 개발특혜 의혹으로 압수수색당했다. 양평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은 김 여사 어머니인 최씨가 설립에 참여하고 김 여사 오빠 김씨가 대표로 있는 가족기업 이에스아이엔디가 공흥지구 개발 사업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다.

이 밖에 특검팀은 이날 일명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황수남 KB캐피탈 전 대표를 소환해 조사했다. 집사 게이트는 김 여사 집사를 자처한 김모씨가 대주주였던 회사에 대기업 등이 180억원 상당을 투자했다는 의혹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 영향력이 없었다면 해당 회사에 180억원이 투자됐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KB캐피탈은 해당 회사에 20억원을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