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 법원, 로고, 법원로고 /사진=김현정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하고 이른바 '김건희 파일' 작성에 관여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투자자문사 임원이 2심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고법 형사12-1부는 12일 오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투자자문사 임원 민모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민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이종호, 권오수, 김기현 등과 함께 주가조작 도모한 적이 없고 시세조종 행위에 가담한 적도 없다"며 "블랙펄 투자담당 직원이자 임원으로서 통상적인 관리 차원에서 업무를 수행했던 것이라 무죄"라고 밝혔다.

이어 "그렇지 않다고 해도 이 사건에서 실질적인 이해관계에 있지 않고 불법적인 이득을 얻은 적이 없음에도 1심의 형은 지나치게 가혹해서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민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1억5000만 원을 선고했다. 1심은 민씨가 공범들과 2년 넘게 시세 조종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나쁘다면서도 시세 차익 실현에는 실패한 점 등을 고려했다.

1심은 또 민씨가 김건희 여사 명의의 미래에셋·디에스증권 계좌를 시세 조종에 활용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김 여사와 어머니 최은순씨 명의의 다른 계좌로 이뤄진 주식 거래에 대해서는 매도인과 매수인이 직접적인 합의가 있다거나 인위적으로 주가를 상승시키게 한 점이 합리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민씨는 2009년에서 2012년 사이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하고 100억 원대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민씨는 김 여사의 주식 거래 내역이 기록된 '김건희'란 제목의 엑셀 파일 작성에 관여한 인물로도 의심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