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자신의 탄핵심판사건 공개변론에 출석해 변론을 기다리고 있다. 2024.11.12./사진=뉴시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 여부를 가릴 심판 절차의 첫 공개 변론에서 '2인 체제'의 위법성을 두고 양측이 다투던 중 헌법재판소 측에서 "국회는 국회 몫을 했냐"는 지적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1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이 위원장 탄핵 심판 사건에 대한 공개 변론을 진행했다. 이날은 청구인인 국회 측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과 피청구인인 이 위원장 모두 참석했다.

국회 측은 "2인만으로 의결한 행위는 헌법상 법치주의와 방통위법에 위배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이 위원장의 과거 행보 등을 근거로 자신에 대한 기피 신청을 기각한 것에 대해 "방문진 이사 선임 관련해 (피청구인이) 공정한 심의 의결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저한 사정이 있는데도 회피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 외에도 파면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는 점과 법 위반 행위의 고의성 등을 강조했다.

반면 이 위원장 측은 "방통위법 의결 정족수는 정원이 아니라 재적 정족수"라며 "적법한 절차 걸쳐 심의 의결했다"고 말했다. 또 "탄핵 소추 권한이 남용될 경우 정상적인 민주주의의 작동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며 "위배 내용이 파면할 정도가 되는지, 공정하고 객관적 판결을 바란다. 이 사건 탄핵 심판 청구 조속히 기각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양측 의견을 경청하던 김형두 재판관은 국회 측에서 1년 넘게 방통위 위원들을 추천하지 않은 부분을 지적했다. 김 재판관은 "올해 들어서 (방통위) 국회 추천 위원 자리가 공석이다"며 "방통위가 국가기관인데 지금까지 방통위가 회의체로서 할 수 있는 기능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말이냐"고 국회 측에 물었다. 그러면서 "헌재도 국회에서 3명을 추천하게 되어 있는데 추천하지 않고 있다"며 "헌재도 일하지 말라는 거냐"고 했다.

앞서 이 위원장은 김태규 상임위원과 '2인 체제'로 지난 7월31일 취임한 지 약 10시간 만에 전체 회의를 열어 관련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국회는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에서 최소 과반수를 채우지 않고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을 의결한 점 등에 위법성이 있다고 보고 지난 8월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

방통위법에 따르면 위원회는 5인으로 구성되며, 재적 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의결 정족수를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헌재는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에 탄핵 심판의 최종 결정을 선고해야 한다. 다만 지난달 이종석 헌재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이 퇴임한 이후 국회가 후임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아 헌재가 6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시기가 길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차 변론기일은 다음 달 3일로 결정됐다. 헌재는 방통위 직원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