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 법원, 로고, 법원로고 /사진=김현정

한 원아를 돌보다가 다른 원아의 낙상 사고를 막지 못한 어린이집 교사가 자격정지 처분에 반발해 소송을 걸었지만 법원은 주의의무를 위반했기 때문에 자격정지 처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12부는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가 서울시 금천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보육교사 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2022년 한 어린이집에서 피해아동 B군(당시 만 5세)의 담임교사로 근무했다. B군은 그 해 2월 놀이터 놀이기구에서 떨어져 12주 동안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금천구청장은 같은 해 11월 A씨가 영유아 안전보호를 태만히 해 영유아에게 생명·신체 또는 정신적 손해를 입혔다며 옛 영유아보육법 제18조의2 등에 근거해 A씨에게 보육교사 자격정지 3개월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자격정지 처분사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A씨 측은 "B군이 놀이기구를 이용하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은 다른 아동에 대해 보육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놀이기구를 혼자 이용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는데도 B군이 이를 어긴 점 등에 비춰보면 A씨의 중대한 과실로 B군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영유아는 성인에 비해 주의가 부족하고 호기심이 강해 안전사고 발생 위험성이 높다"며 "보호자의 위탁을 받은 어린이집의 보육교사인 A씨는 영유아의 행동을 세심히 관찰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A씨가 그네를 타다 미끄러진 다른 아동을 살피는 도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그네에서 사고가 발생한 놀이기구까지 거리가 멀지 않아 놀이기구를 혼자 이용하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통제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A씨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B군이 사고로 상해를 입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고 보이는 만큼 주의의무 위반 정도가 현저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