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사진=뉴스1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일을 하루 앞두고 법원으로부터 선거 진행금지 명령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임해지)는 7일 허정무 축구협회장 후보가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낸 선거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협회는 오는 8일 예정된 회장선거를 진행해선 안 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협회는 선거를 관리·운영하는 위원회의 위원으로 위촉된 사람이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아 선거일 무렵까지 위원회가 정관과 선거관리규정에 부합하게 구성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며 "이날(7일)에서야 명단을 제출했다"고 했다.

이어 "선거인단 추첨의 공정성·투명성은 핵심적인 부분"이라며 "협회는 추첨 당시 출마를 희망하는 예비후보자나 대리인이나 중립적인 제3자를 참여시키는 등으로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고, 실제 추첨이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졌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협회가 선거인단 정원(194명)에 미달한 173명으로 선거를 진행하려 한 점도 문제삼았다. 협회는 선거관리규정에 따라 선거인 명부를 공개해야 하는데 추첨된 선거인 21명이 개인정보 제3자 제공동의를 거부한 탓에 이들을 결원 처리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재판부는 "선거관리규정은 선거인 추첨에 앞서 개인정보 동의를 받고, 동의한 회원에 한해 추첨이 이뤄지도록 정하고 있다"며 "(협회가) 재추첨 등을 통해 선거인을 보충하려는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은 채 선거 공고일 다음날인 지난해 12월19일 선거인을 확정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선거인단에서 배제된 21명의 투표수가 결선투표에 올라갈 후보자를 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앞서 본 절차적 위법이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선거 실시가 임박해 허 후보가 본안소송으로 절차적 위법의 시정을 받기 어려운 점과 선거가 실시될 경우 후속 분쟁이 촉발될 가능성 등을 종합하면, 보전 필요성도 소명된다"고 밝혔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현직 협회장인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 허정무 전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출마했으며, 당초 8일 치러질 예정이었다. 협회는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는 경우 결선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