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에 탑승해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불복해 법원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 결정으로 공수처는 수사 정당성을 다시 한번 확인받으면서 향후 조사에 탄력을 받게 됐다. 공수처는 오는 17일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단독 소준섭 판사는 16일 윤 대통령 측의 체포적부심 청구를 기각하고 윤 대통령에게 집행된 체포영장의 효력을 유지했다. 소 판사는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고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214조의2 제4항에 의해 이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 214조의2 4항은 법원이 구속된 피의자를 심문하고 수사 관계서류와 증거물을 조사해 청구가 이유 없다고 인정한 경우 기각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내용이다. 윤 대통령 측이 관할권이 없는 서울서부지법에서 발부받아 공수처가 집행한 체포영장이 무효이고 공수처는 내란죄 혐의에 대한 수사권이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 서울중앙지법도 체포영장 발부가 정당하다고 본 것이다.

체포적부심은 체포된 피의자에 대한 체포가 적법했는지 다투는 절차다. 이날 오후 5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체포적부심에는 윤 대통령 측에서 배진한·김계리·석동현 변호사가, 공수처에서는 전날 윤 대통령을 조사한 차정현 수사4부장검사와 평검사 2명이 출석했다.

공수처는 곧바로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체포적부심 결과를 확인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체포적부심에 소요된 시간은 체포영장 시한(48시간)을 산정할 때 제외되기 때문에 당초 시한이었던 오는 17일 10시33분보다 시간 여유가 생겼지만 공수처가 구속영장 청구에 뜸을 들이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이날 공수처 조사를 전면 거부하면서 체포 이틀째 추가조사가 불발됐지만 공수처는 12·3 비상계엄에 연루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핵심인사들의 공소자료 등에서 윤 대통령의 혐의가 대거 확인된 만큼 구속영장 청구 근거는 충분하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