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출석한 윤석열 대통령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한 차례도 실시하지 못 한 채 급하게 재판에 넘기면서 향후 공소를 어떻게 유지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윤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수사를 주도해 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소속 검사가 재판에 참석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26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사실상 거의 진행하지 못 하고 공수처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지 사흘 만인 이날 윤 대통령을 재판에 넘기게 됐다. 법원이 구속기간 연장을 불허한 탓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실제 윤 대통령 수사를 주도하지 못 한 경찰이 법원 재판 과정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검찰은 윤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지 못했을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고 공수처에서 방대한 양의 자료 일체를 전달받은 만큼 공소유지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원활한 재판 진행을 위해 공수처 검사가 공판에 함께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대부분의 시간 수사의 키를 쥐고 진행해 온 공수처에서 직접 재판에 출석한다면 법정에서 윤 대통령 혐의를 입증하는 데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그러나 기소가 된 이후에 협의가 가능한 문제라는 점에서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일단 윤 대통령을 기소하고 추가로 조사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구속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면 구속기간이 일단 2개월 더 늘어난다. 이 상황에서 재판이 열리지 않는 날 등을 활용해 검찰이 윤 대통령 대면조사를 진행해 증거로 활용하는 것이 물리적으로는 가능하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중요도가 높은 재판의 경우에는 실제 수사를 담당한 검사가 법정에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검찰은 윤 대통령을 기소만 한 셈이기 때문에 실제 법원 심리 과정에서 공수처 검사의 도움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