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에 출석, 눈을 질끈 감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비상계엄 해제 표결 직전) 국회의원 150명이 안 되도록 막으라는 지시를 받았다."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 곽종근 전 육군 특전사령관이 이같이 증언하자 윤 대통령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헌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곽 전 사령관,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 박춘섭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 등 3명에 대한 신문을 진행했다.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 대통령이 국회의원들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기 위해 계엄군에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다.

김 단장은 이날 오전 증인 신문 과정에서 "정치인을 끌어내라고까진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때 윤 대통령은 눈을 감고 김 단장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실탄 휴대와 관련한 내용이 언급될 때는 잠시 대리인단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증인 신문이 끝난 후 재판부가 할 말이 있냐고 묻자 윤 대통령은 "특별히 없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곽 전 사령관이 윤 대통령에게 불리할 수 있는 증언을 하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이 곽 전 사령관에 "통화 시간이 오전 12시20분인지 12시30분인지 대답하라, 진술이 바뀐 것 아니냐"고 물을 때는 굳은 표정으로 곽 전 사령관을 바라봤다.

곽 전 사령관은 이날 계속해서 윤 대통령에 불리한 진술을 이어갔다. 국회 대리인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 인원을 끌어내라'는 말을 들었냐"고 질문하다 곽 전 사령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곽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가 적절치 않았다" "본관엔 작전 요원이 없어 국회의원이라고 생각했다" "김용현 전 장관으로부터 병력 투입 지시를 받았다" 등의 진술을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대리인단에 메모를 해주거나 먼저 대리인단의 팔을 툭툭 친 뒤 뭔가 의견을 전달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의 증언이 끝난 후에는 직접 의견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인원을 끌어내라고 했다고 하는데 의원이면 의원이지 인원이라는 말을 써본 적이 없다"고 언성을 높였다. 또 "의원을 끄집어내라고 말을 들었을 때 우리 병력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게 상식"이라며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의 공작과 사령관들이 김병주 국회의원 TV에 출연부터 해서 내란 프레임과 탄핵 공작의 시작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때 윤 대통령은 대통령 시절에 하듯 핀 양손을 허공에 휘저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탄핵심판이 진행되던 도중 모습을 감췄다. 곽 전 사령관의 신문을 마친 재판부는 잠시 휴정을 한 뒤 오후 4시23분쯤부터 변론을 재개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대심판정에 들어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