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서울소방재난본부 대원들이 긴급소방안전점검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4일 오전 11시에 나온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122일 만, 국회가 탄핵소추를 한 뒤 111일 만이다.

8명의 헌법재판관 중 6명 이상이 탄핵소추에 대한 인용 의견을 내면 윤 대통령은 즉시 파면된다. 반대로 8명의 재판관 중 3명 이상이 기각이나 각하 의견을 내면 윤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

헌법재판소는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이후 45년 만에 선포된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비상계엄 선포가 요건을 갖추고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정치 활동을 금지한 포고령이 적법한지 △윤 대통령이 국회를 봉쇄해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려 했는지 △정치인 체포를 시도했는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장악하려 한 행위가 적법한지 등을 판단한다.

다섯가지 쟁점 중 대통령 지위를 박탈할 정도로 중대한 헌법, 법률 위반이 한가지라도 헌재가 인정하면 윤 대통령은 파면된다.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 과정에서 "야당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 경고성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고 적법한 절차를 모두 거쳤다"고 주장해 왔다.

헌재는 절차적인 문제도 결론을 낼 전망이다. 탄핵소추를 할 때는 내란죄에 대한 판단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가 추후 내란죄를 철회하겠다고 한 점, 비상계엄 관계자들의 검찰 조서를 탄핵심판 증거로 인정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윤 대통령 측이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를 헌재가 인정하면 '각하'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

11차례 열린 탄핵심판 변론기일 중 8차례나 직접 헌재에 출석했던 윤 대통령은 이날 선고기일에는 출석하지 않는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혼잡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질서 유지와 대통령 경호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불출석 이유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본인의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헌재 선고 직후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담화 내용은 헌재 결정에 대한 입장 표명과 국민 통합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날 집회 및 시위가 과격해질 것을 고려해 갑호비상을 발령, 경찰력 100%를 동원한다. 구체적으로는 전국 기동대 338개 부대 소속 2만여명이 동원된다. 이 중 1만4000여명이 서울에 집중적으로 배치될 전망이다.

경찰은 헌재 주변 모든 인파를 차단, 충돌을 사전에 방지할 계획이다. 경찰은 전날 헌재 반경 150m 이내를 진공상태로 만들었고 이날부터 최대 300m까지 범위를 넓힌다. 일부 통행이 가능했던 전날과 달리 이날엔 일반 시민도 이 지역을 통과할 수 없다. 탄핵 찬반 집회 사이 완충지대도 만들어 양측간 접촉 자체를 차단한다.

경찰관은 삼단봉·수갑 등 위해성 경찰장비를 모두 지참한다. 폭력·불법 집회 조짐이 보이면 경찰은 현장 지휘관 판단에 따라 물리력도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