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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한국경제인협회 앞에서 열린 금속노조 노조법 2,3조 개정, 타임오프 폐기 1차 총파업 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기사 내용과 사진은 무관함) /사진=뉴시스 |
대구지법 경주지원 형사2단독(최승준 판사)은 최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경주지부 에코플라스틱 김모 지회장 등 3명에게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참작사유로 "개인적인 이익이 아니라 소속 조합원의 근로 조건 개선을 위해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음은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에코플라스틱 사건과 관련,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머니투데이에 "노조 간부들이 특정인 2명의 채용을 요구하며 공장 가동 등을 중단했는데 이 행위가 소속 조합원 전반의 고용 또는 근로 조건 개선이라는 명분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원이 없는데도 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라고 강요한 것은 일부 개인에게 특혜를 주려는 특수한 사익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개인의 이익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는 경우라면 더 엄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취지다.
법원이 노조의 불법 행위로 발생하는 유무형의 피해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에코플라스틱 사건의 경우 법원은 피고인들의 행위로 회사에 3000만원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회사 생산라인이 두 차례 멈추는 등에따른 무형의 피해가 더 컸다고 한다. 특히 거래처인 현대차에서 '문제없이 납기일을 맞출 수 있느냐'는 연락을 수차례 받아 압박감도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적 이익이 아닌 노조의 이익을 위한 행위라며 가벼운 형을 선고하는 경우는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앞서 민주노총 건설노조 소속 6명이 광주 지역 아파트 및 오피스텔 신축 현장 7곳에서 타 노조 조합원이나 비노조원을 채용할 경우 공사 진행을 방해하겠다고 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법원은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휘발유가 든 통을 들고 "불을 지르겠다"며 위협을 하기도 했는데 광주지법은 "개인적인 이익 추구보다는 조합원들의 안정적인 채용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노조의 불법 행위에 대해 유죄가 선고됐는데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오기도 한다.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2012년 8월 사내하청 비정규직 근로자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울산공장 의장라인 등을 멈춰세웠다. 이 일로 김모씨 등 노조원들이 2015년 7월 부산고법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이에 현대차는 노조원들의 불법 행위 기간 발생한 매출 감소와 고정비용 손실 등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3억여원 상당의 노조 배상 책임을 인정했지만 대법원은 파업 종료 후 상당 기간 추가 생산을 통해 생산 부족분이 만화됐는지 여부를 면밀히 따져보라며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파업 후 추가 생산을 통해 부족 생산량이 만회됐다'는 점을 인정,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한 법조계 관계자는 "노조의 권리는 존중받아야 하지만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며 "솜방망이 처벌이 이어지면 불법 행위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 기업의 경쟁력 등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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