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로 출근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의정 활동 등을 이유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았다. 이번이 네 번째다. 법원은 마지막 소환장을 보내면서도 구인장 발부 여부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28일 오전 10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의 재판을 열었다. 검찰 측 증인으로 채택된 이 대표는 이날로 4차례 연속 불출석해 재판이 또 공전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7일까지 이 대표의 출석 여부를 살핀 후 다른 증인 신문을 이어 나갈지 결정할 예정이다.

재판부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재판 전에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불출석 사유서엔 "공직선거법·위증교사죄·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등 여러 차례 기소가 이뤄져 당 대표 활동과 의정활동이 심각하게 방해받고 있다"며 "재판이 한번 열리면 종일 법정에 잡혀있어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했다"고 적혔다. 또 "본인의 입장은 서울중앙지법 33형사부에서 계류 중인 대장동 사건에서 이뤄진 유 전 본부장의 증인 반대 신문에서 잘 밝혀져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불출석 사유서를 낭독한 후 검찰과 피고인 양측에 의견을 물었다. 검찰 측은 "이 대표는 다른 재판에서 다른 사람에게 증언해달라고 종용해놓고 해당 증언이 위증으로 밝혀져 재판 중임에도 본인 방어권은 중요하고 이 재판에는 나올 수 없다는 것은 굉장히 유감"이라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은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지금 시기가 아니면 이 대표의 출석 가능성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양측의 의견을 경청한 재판부는 증인 신문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강제 구인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이 규정되어 있어서 강제 조치가 가능한지 고민 중"이라며 "국회에 동의 요구를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동의 안건을 부의할 것인지, 안건 부의되면 동의가 될 것인지 그것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간 이 대표는 해당 재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아 과태료 300만원과 과태료 500만원 처분을 받았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증인으로 채택된 후 정당한 사유 없이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고, 그 이후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최장 7일간 구치소 등에 구금될 수 있으며 구인장에 불응할 경우 강제로 체포될 수 있다.

형사합의22부는 현재 유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 등 대장동 사건 재판을 심리 중이다. 이들은 2014년 8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대장동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 내부 비밀 등을 이용해 총 7000억원대 부당이익을 거둔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8월부터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알게 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해 김씨 등 민간 사업자들이 부당 이득을 보게 한 혐의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에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