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위한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6월3일 열리는 대선 출마를 선언했지만 이 대표가 받고 있는 재판들은 선거와 상관없이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선거운동 시간이 촉박한 조기 대선인 점을 감안할 때 이 대표가 재판에 불참하거나 법원이 기일을 조정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대법원이 심리 중인 공직선거법 위반 상고심 외에도 △위증교사 2심(서울고법)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1심(서울중앙지법) △대북송금 1심(수원지법) △법인카드 사적유용 1심(수원지법) 등 총 8개 사건에 대한 5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번 대선의 공식 선거운동기간은 다음달 12일부터 선거일 하루 전인 6월2일까지다. 이 기간 중에도 이 대표는 최소 3번 공판에 참석해야 한다.

대장동 사건 1심의 경우 다음달 13일과 같은달 27일, 위증교사 사건 2심은 다음달 20일과 6월3일에 공판기일이 잡혀 있다. 특히 위증교사 사건의 경우 결심 공판이 6월3일로 조기대선일과 겹치면서 이 대표의 재판일정에 변동이 생길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장동 사건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민간업자에게 유리한 사업구조를 설계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치고 사업과정서 알게 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해 민간업자들이 7886억원 이득을 보게 한 내용이다. 위증교사 사건은 이 대표가 2019년 2월 자신의 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무죄를 받기 위해 증인이었던 김모씨에게 거짓증언을 요구한 것을 말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기 때문에 법원도 다른 재판과 관련해 편의를 많이 봐주지 않겠느냐"며 "후보자가 공식적으로 참석해야 하는 민주당 행사일정이나 선거운동 기간은 모두 배려해 공판기일을 뒤로 미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대장동 사건 공판에 출석하면서 "위증교사 혐의 사건 2심 결심 공판 예정일이 대선 일정 때문에 바뀔 듯한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침묵을 지키며 법정으로 들어갔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4.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경우 이 대표 측의 법관 기피신청으로 재판이 멈춘 지 4개월 만인 오는 23일 공판이 재개된다. 이날 재판은 공판준비기일로 지정돼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지만 재판부가 5월 중 공판기일을 잡을 경우 이 대표가 출석해야 하는 재판은 더 늘어나게 된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들의 법정 출석 의무는 없어 통상 재판에는 변호인들만 출석한다.

대북송금 사건은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공모해 2019~2020년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에게 경기도가 북한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황해도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경기도지사 방북 의전비용 명목으로 김 전 회장에게 3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하게 했다는 혐의다.

법인카드 유용 재판은 오는 29일과 5월27일 공판준비기일이 잡혔고 대선 이후에나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8년 7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경기도 법인카드를 이용해 과일과 샌드위치를 구매하거나 세탁비를 내는 등 사적 유용한 혐의를 받는다.

다만 대북송금 사건과 법인카드 유용 재판은 아직 공판기일이 잡혀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