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2일 새로운 '갤럭시 S22' 시리즈를 공개한 가운데 서울 서초구 삼성딜라이트샵을 찾은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공개된 '갤럭시S22', '갤럭시S22+', '갤럭시S22 울트라'는 14일부터 21일까지 사전판매를 진행하고 25일 공식 출시된다./사진=김휘선 기자

삼성전자가 고의로 스마트폰 성능을 저하했다며 소비자 1800여명이 청구한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3년여 만에 모두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지혜)는 12일 갤럭시S22 등을 구매한 사용자 1800여명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1심 선고 공판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1인당 30만원이었다.

이 사건은 삼성전자가 2022년 출시한 갤럭시S22 및 태블릿PC 등에 GOS 기능을 탑재해 성능을 고의로 저하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GOS 프로그램은 고사양 게임 등을 실행할 때 스마트폰의 발열 및 과도한 전력 소모 방지를 위해 CPU 및 GPU 성능을 자동으로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는 2016년 갤럭시S7부터 GOS를 탑재했다. 그동안 사용자들은 우회적으로 GOS 기능을 비활성화할 수 있었으나 운영체제(OS)가 안드로이드12 기반 '원 UI 4.0'으로 업데이트된 이후로는 해당 기능의 비활성화가 불가능해졌다.

이에 소비자 1800여명은 "삼성전자가 GOS 개별정책을 도입해 스마트폰 성능을 일괄적으로 제한했음에도 이 사건 스마트폰 등이 고사양 게임을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광고했다"며 2022년 3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하면서도 삼성전자의 기만적인 표시·광고에 대해선 인정했다. 재판부는 "GOS 개별정책과 관련, 일부 고사양 게임 앱을 이용할 때 게임사가 설정한 최초 속도보다 인위적으로 느려짐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 속도 제한 없이 가장 빠른 속도로 즐길 수 있다'고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 행위를 했다"고 했다.

다만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원고들에게 손해가 발생했다거나 손해가 기만적인 표시·광고를 원인 때문에 발생했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사용자들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