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오뚜기 진라면을 고르고 있다. 기사 내용과 사진은 무관함 /사진=뉴스1

오뚜기와 면·소스 제조사 면사랑 사이의 거래를 중단하라는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처분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12일 오뚜기와 면사랑이 "시정명령 등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중기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2023년 11월 중기부가 두 기업에 내린 처분이 최종 취소된다.

면사랑은 오뚜기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로 두 기업은 지난 30년간 거래를 해 왔다. 문제는 면사랑이 2023년 4월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커지면서 불거졌다.

국수 제조업은 생계형적합업종으로 대기업은 관련 사업을 인수·개시·확장하면 안 된다. 다만 중소기업 OEM을 통한 국수 연간 생산·판매 출하량이 최대 연간 OEM 출하량의 130% 이내일 때 그 생산과 판매가 가능하다.

오뚜기는 면사랑이 중견기업으로 변경되자 기존 거래관계 유지를 위해 중기부에 생계형적합업종 사업 확정 승인 신청을 했다. 면사랑으로부터 연간 최대 출하량 기준 130%보다 더 낮은 110% 이내로 줄여 납품을 받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기부는 이 같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면사랑이 중견기업인 이상 OEM 거래 자체를 전면 중단하고 대체 거래처를 찾으라는 취지로 결정했다.

이에 오뚜기와 면사랑 측은 지난해 1월 소송을 제기했고 소송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중기부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법원은 지난해 2월 해당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당시 재판부는 "생계형적합업종법에서 말하는 사업확장은 연간 최대 출하량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오뚜기와 면사랑이 기존에 중소기업 OEM을 통해 거래하던 한도 내에선 확장으로 볼 수 없어 처분이 위법하다"고 했다.

면사랑은 오뚜기 가족 기업이다. 정세장 면사랑 대표는 오뚜기 창업주인 고 함태호 명예회장 사위이자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매형이다.

이날 법원 판결에 대해 오뚜기 관계자는 "법원의 판단에 감사드린다"며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