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내란특검팀 박지영 특검보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구속 상태에서 소환 조사를 거부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강제 인치를 시도했지만 또 실패했다. 특검팀은 "향후 출석 여부 및 출석 일시, 추가 인치 집행 지휘 여부 등 조사 방안과 관련한 다양한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15일 오후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현재까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인치 지휘는 집행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초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이날 오후 2시까지 서울고검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앞서 특검팀은 이날 오전 서울구치소 교정공무원을 상대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인치 지휘를 이행하지 않은 점에 대해 경위 조사를 벌였다. 또 서울구치소장에게 윤 전 대통령을 인치하도록 재차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서울고검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검은 서울구치소가 형사소송법에 따른 특검의 인치 지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엄중히 그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출석에 응하지 않는 현 상황에서 교정공무원들이 물리력을 동원해 윤 전 대통령을 끌어내지 않는 이상 윤 전 대통령을 특검팀 조사실로 오게 할 방법은 없다. 하지만 교정당국 입장에서도 전직 대통령을 상대로 물리력을 동원하는 것에는 큰 부담이 따르는 게 현실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구속 후 조사에 전면 불응한 바 있다. 당시 강제 인치 시도는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특검팀은 추가 조사 시도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기본 구속 기한인 10일 내에 윤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추가 출석 요구를 하지 않은 상황이다. 박 특검보는 이날 '구속 기한 연장 없이 바로 기소할 가능성이 있나'라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다시 구속됐다.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구속 후 내란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두 번째 소환조사에도 불응한 14일 오후 내란특검이 위치한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2025.7.1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조사가 필요하고 대면조사가 목적이라면 그 장소는 본질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검보는 임의수사 원칙과 기존 관행, 법리를 무시하거나 왜곡한 채 마치 강제 인치 외에 다른 방법이 없는 것처럼 피의자를 압박하고 있다. 이는 형사법의 취지를 훼손하고 전직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망신 주려는 행태에 지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 일반 국민의 한 사람이 된 전직 대통령에게 법과 원칙을 운운하기 전에 공권력을 행사하는 특검이 적법절차를 준수하고 피의자와 변호인들에 대한 부당한 겁박을 멈춰야 한다"며 "특검은 조사 실시 여부보다 오로지 강제 인치만을 고집하고 있다. 이는 수사의 본질이 아니라 보여주기식 망신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비상계엄 당시 국회 피해 상황 등을 조사하기 위해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또 윤 전 대통령 등의 일반이적 혐의와 관련해 전날에 이어 이틀째 드론작전사령부를 압수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