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석 특별검사. /사진=뉴스1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3개 특검 중 가장 빠르게 수사에 착수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다시 구속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향후 입증이 쉽지 않은 외환 혐의와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 방해 혐의를 어떻게 밝혀내느냐가 특검팀이 받을 평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조은석 특검은 지난 6월12일 임명된 후 12일만인 지난 6월24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체포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자 특검팀은 즉각 윤 전 대통령에 소환 조사를 통보했고 일주일 간격으로 1·2차 피의자 조사를 실시했다. 특검팀은 2차 조사 다음날이던 지난달 6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청구했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특검팀은 수사 개시 20일 만에 '내란 우두머리'로 꼽히는 윤 전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윤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신병을 확보한 것도 특검팀의 성과다. 특검팀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의혹을 받는 이 전 장관에게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위증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으로부터 발부 받았다.

나머지 국무위원들에 대한 조사도 상당 부분 마무리 됐다. 특검팀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한 차례 조사했다. 안덕근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주호 전 교육부 장관, 유상임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영호 전 통일부 장관,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등도 조사를 받았다. 이른바 '안가회동' 인물 중 한명인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소환조사도 이어질 전망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특검팀이 아직 풀지 못한 숙제는 외환 의혹과 국회 의결 방해 의혹이다. 내란 혐의의 경우 특검팀이 꾸려지기 전 경찰과 검찰이 이미 상당부분 수사를 해뒀던 부분이다. 반면 외환과 국회 의결 방해 의혹은 특검팀이 수사를 기초단계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외환 혐의는 입증이 상당히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특검팀은 북한 무인기 의혹과 관련,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외환죄가 아닌 일반이적죄를 적용했다. 헌법상 북한은 외국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외국과의 통모'가 기본 전제인 외환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일반이적 혐의도 윤 전 대통령 등이 공모한 군사 행위로 인해 우리나라가 군사상 해를 입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하기 때문에 특검팀은 명확한 증거를 찾아야 한다. 특검팀은 외환 의혹과 관련해 다양한 군 관계자 등을 조사 중이지만 서로 진술이 크게 엇갈려 실체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 정점인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입을 열 생각을 하지 않는 상황이다.

박지영 내란 특검 특검보 사진=뉴시스

불체포 특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펼쳐야 하는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 수사도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팀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단 등 핵심 의원들이 윤 전 대통령과 소통 후 의도적으로 당 의원들을 국회가 아닌 당사로 불러 모아 비상계엄 해제 의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의심한다.

특검팀은 지난달 29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에게 참고인 조사를 요청하면서 해당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했다. 그러나 안 의원은 즉각 기자회견을 통해 특검팀의 조사 시도를 '정당 해산 시도'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특검팀은 우원식 국회의장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우선 진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