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해병 특별검사팀 사무실 /사진=뉴스1

고 채수근 해병 순직 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채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호주대사에 임명되고 출국하는 과정에 개입한 의혹이 있는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 심우정 전 검찰총장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채 해병 특검팀의 정민영 특검보는 4일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특검은 이날 오전부터 이 전 장관 호주대사 임명 관련 혐의와 관련해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외교부와 법무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주거지를 제외한 차량과 신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자 중 외교부 인사로는 조 전 장관, 장 전 실장 등이 포함됐다. 법무부 인사로는 박 전 장관, 이 전 차관, 박행열 전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장, 이재유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장에 대한 강제수사가 이뤄졌다. 박 전 장관, 박 전 단장, 이 전 본부장은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고발돼 현재 피의자 신분이다.

특검팀은 이날 박 전 장관의 휴대폰 1개와 이 전 차관의 휴대폰 등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 등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채 해병 사건 수사외압 주요 피의자인 이 전 장관의 도피를 도왔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전 장관 측은 "박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 등과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해외로 내보내기로 모의한 사실이 없다"며 "박 전 장관은 2024년 3월6일 이 전 장관의 이의신청 보고를 받고 비로소 출국금지 사실을 처음 알게 됐으며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출국금지 해제 지시를 받은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 등은 2024년 3월4일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함으로써 범인 도피를 도운 것 아니냔 의혹을 받는다. 당시 이 전 장관은 채 해병 순직 사건 관련 수사외압 의혹 등 직권남용 혐의 주요 피의자로 출국이 금지된 상태였음에도 인사 검증 및 적격 심사 절차에서 아무 문제 없이 호주대사로 임명됐단 이유에서다. 이 전 장관은 결국 25일 동안 호주대사로 부임하다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