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사진=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이 윤 전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체포영장 집행에 저항하기 위해 수의를 벗고 속옷 차림으로 있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날씨가 더워 옷을 벗고 있던 차에 특검팀이 갑자기 들이닥쳤다는 주장이다.

윤 전 대통령 대리인단은 4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체포에 저항해 옷을 벗었다'고 말하며 구체적인 속옷 차림까지 언급하는 특검과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이를 국회서 거듭 주장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재발시 합당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은 마치 윤 전 대통령이 체포를 거부하기 위해 수의를 벗고 속옷 차림으로 저항한 듯 발표했으나 사실이 아니다"라며 "법무부 장관 역시 현장의 교도관들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면 특검의 발표가 잘못된 것임을 알 수 있었음에도 특검의 발표를 그대로 인용하며 전직 대통령 망신 주기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이 수의를 벗고 있었던 것은 날씨 탓이라는 것이 대리인단 주장이다. 대리인단은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변호인 접견을 위해 수의로 갈아입고 대기 중이었는데 특검 측이 찾아와 조사를 위한 체포에 응할 것을 요청했다"며 "윤 전 대통령은 대기 중인 변호인과 상의하면 그에 따르겠단 입장을 밝혔으나 특검은 변호인이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변호인과 협의를 거부한 후 특검 측에서 자체 논의를 하겠다며 윤 전 대통령 수용거실에서 물러났다"고 했다.

이어 "이후 윤 전 대통령은 당일 오전 변호인 접견도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하고 너무 더워 잠시 수의를 벗었다"며 "그런데 한참 지난 후 특검 측이 다시 찾아와 체포에 응할 것을 요청했고 속옷 차림에 당황한 윤 전 대통령은 모포로 신체를 가리며 변호인이 접견실에서 대기 중이니 변호인과 협의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은 변호인과 만나는 것을 극구 회피하면서 윤 전 대통령의 요청을 무시하고 당시 상황을 임의로 촬영하기까지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고 변호인 접견권을 침해하며 직권남용체포를 하려 하고 피의자의 의사에 반하여 수용자를 임의로 촬영한 특검과 허위 사실을 공표한 특검 및 법무부 장관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서울구치소 역시 추후 이와 유사한 상황에서 직권남용 및 불법체포에 동참할 경우 관련자 전원에 대한 법적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수의를 벗은 것이 잠시 더위를 식히기 위한 목적이었다는데 우리들이 보기에는 아니었다"며 "나름대로 브리핑을 드렸다. 누운 상태에서 완강히 저항했다"고 말했다. 촬영에 대해서는 "체포 과정에서의 위법성 여부 등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특검팀은 지난 1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했다. 이후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은 수의도 입지 않은 채 바닥에 누운 상태에서 체포에 완강하게 거부했다"며 "특검은 20∼30분 간격을 두고 총 4회에 걸쳐 집행에 따를 것을 요구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체포에 계속 불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검팀은 다음 집행 때 물리력을 사용할 수 있음을 윤 전 대통령에게 고지했다.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