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사진=뉴스1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오는 6일로 예정된 김 여사에 대한 첫 조사에 대해 "원칙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여사에 대한 조사는 수사가 가장 많이 진척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부터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포토라인에 서는 첫 영부인이다.

오정희 특검보는 5일 오후 정례 브리핑을 열고 "조사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안들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통상의 절차에 따라,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예우 차원에서 민 특검과 김 여사가 티타임을 갖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티타임 같은 것들은 예정돼 있지 않다"고 답했다.

특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부터 물어볼 전망… 심야 조사 가능성도특검팀은 김 여사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부터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 도이치모터스 의혹은 2009~2012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이 주도한 주가조작 사건에 김 여사가 자금을 댄 전주로 참여해 시세조종을 방조하거나 공모했는지가 쟁점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약 4년여에 걸쳐 김 여사의 주가조작 가담·방조 의혹을 수사한 뒤 지난해 10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당시 김 여사 계좌가 동원된 것은 맞지만 시세 조종을 인지했거나 가담했다고 볼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다. 이후 서울고검이 재수사를 진행했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특검에 이첩됐다. 특검은 서울고검이 확보한 통화 녹음파일과 관련자 진술을 토대로 김 여사를 주가조작 공범으로 볼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오 특검보는 "부장검사급 검사가 김 여사에 대한 신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특검팀의 한문혁 부장검사가 신문을 주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서울고검 재수사팀의 수사에 모두 참여했다.

혐의가 많은 탓에 조사가 하루로 끝나지는 않을 전망이어서 심야조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김 여사 변호인단은 김 여사의 건강상 문제 등을 이유로 혐의별로 끊어서 조사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특검은 이 같은 제안을 거부했다. 특검법상 김 여사가 관련된 주요 의혹만 13가지에 추가로 인지된 사건까지 총 수사대상은 16가지다. 특검팀 관계자도 "하루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오 특검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의 경우 중간중간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해줬는데 김 여사도 휴식과 관련 내부 방침이 정해진 게 있나'는 질의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만 답했다.

김건희, '64일'만 공개 등장… 이번엔 어떤 모습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월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구 제3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 여사가 오는 6일 특검에 출석하면 포토라인에 서는 첫 영부인이 된다. 그동안 조사를 받은 영부인들은 많았지만 모두 비공개로 조사를 받았다. 또 64일 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김 여사가 마지막으로 공개 석상에 나선 것은 지난 6월3일 대통령 선거다. 당시 김 여사는 흰색 정장 재킷에 셔츠를 입고 왼손에 시계를 차고 안경을 쓴 차림이었다.

같은달 16일 김 여사는 심신미약·우울증 등 건강 이상을 호소해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퇴원 당시 김 여사는 노란 외투를 걸치고 마스크에 안경을 쓴 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미는 휠체어에 앉은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 여사가 이번 특검 조사에 어떤 옷차림을 할 지도 관심이다. 김 여사가 착용했던 액세서리 관련 의혹도 수사 대상이라는 점에서다. 김건희 특검법에는 김 여사가 고가의 명품 가방,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금품 또는 향응을 수수하거나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은 의혹 사건을 수사 대상으로 정해놨다.

앞서 특검은 전 대통령실 행정관들을 불러 조사하면서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로 유럽을 순방하던 당시 김 여사가 착용한 6000만원대 목걸이가 본인 소유로 재산 신고가 됐는지 등을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목걸이는 양평 공흥지구 개발특혜 의혹과 관련해 오빠 김진우씨를 압수수색하다 김씨 장모의 집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