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뜨겁다.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신설로 대변되는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소액주주 보호 강화·기업의 투명성 제고·그로 인한 가치 평가 상승 등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상법 개정이 한국 주식시장 밸류업(가치 제고)의 한쪽 날개라면, 그 반대쪽 날개는 세법 개정이다. 특히나 기존에 낮은 배당과 높은 세금 구조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지적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법 개정안 중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의 도입은 상법 개정과 함께 주식시장을 한번 더 밸류업 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란 배당소득을 다른 소득(근로소득, 사업소득 등)에 종합합산하지 않고 별도로 분리해 낮은 세율로 세금을 내게 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에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을 합친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15.4%(지방소득세 포함, 이하 같음)로 분리과세하고, 이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선 다른 소득과 합산해 누진세율에 따라 최고 49.5%의 세율로 세금이 부과됐다. 즉 높은 누진세율을 적용받는 고소득자가 2000만원 이상의 이자·배당소득을 얻을 경우 그 소득세 부담이 상당했다.

그리하여 소위 기업의 오너라 불리는 대주주들은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당을 실시하는 대신 과도한 급여나 기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회사 자금을 유출시키는 일이 빈번했다. 이는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액이 차지하는 비율) 저하로 인한 소액주주의 불이익을 야기하는 동시에 자본시장의 매력을 떨어뜨려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발표된 내년 세법 개정안에서 정부는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고배당기업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을 포함시켰다. 전년대비 현금배당이 감소하지 않은 상장법인 중 배당성향이 40% 이상인 법인 또는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면서 직전 3년 평균 대비 5% 이상 배당이 증가한 법인에 대해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 고배당 상장법인 주주가 수령하는 배당금을 종합과세 대상에서 분리해 2000만원 이하는 15.4%, 2천만 원 초과 3억 원 이하는 22%, 3억 원 초과는 38.5%의 세율로 분리과세 하는 내용이다.

소위 '초부자'들에 대한 감세라는 이유로 도입 자체에 대한 반발도 있고, 분리과세 적용범위나 최고세율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그러한 진통에도 불구하고 도입 자체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분리과세에 따른 세부담 저하로 대주주들의 배당 기피 현상이 해소되면서 소액주주들의 배당이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회사 제도는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고, 그 중에서도 미국 주식시장은 지속적인 성장과 주주환원, 안정이고 투명한 기업 거버넌스를 통해 최고의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상법 개정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을 기점으로 우리 주식시장 역시 한 단계 발돋움하기를 기대한다.

정종화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정종화 변호사의 주요 업무분야는 조세 및 국제조세 관련 쟁송과 자문이다. 법인세, 소득세, 지방세, 부가가치세, 상속·증여세, 관세, 주세 등 과세처분 및 각종 인허가, 석유수입부과금을 비롯한 다양한 행정처분과 관련한 조세·행정쟁송, 자문사건을 처리했다. 또 서울지방국세청, 기획재정부, 문화관광부, 산업자원부, 산림청 등 여러 행정부처에 대해 조세·행정 관련 자문을 제공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