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청사./사진=뉴시스

일부 교인들이 다니던 교회에서 만든 새로운 단체에 기부한 헌금이 지정기부금이라며 세액공제를 받으려 했으나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양순주)는 지난 6월4일 교인 A씨 등 6명이 노원세무서 등을 상대로 제기한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앞서 A씨 등은 본인들이 다니던 교회에서 목사 B씨의 목회 및 재정관리 등에 반대해 '교회개혁협의회(교개협)'를 결성했다. A씨 등은 교개협이 지정기부금 단체에 해당한다고 보고, 2018~2020년까지 교개협에 기부된 헌금을 고유목적사업비로 지출된 것이라고 봐 세액공제 받았다. 현행법에 따르면 교회 기부금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종교단체 지정기부금으로 분류돼 일부 공제가 가능하다.

다만 노원세무서 등은 교개협이 지정기부금 단체라고 보지 않고 특별세액공제 적용 등을 배제한 채 종합소득세를 부과하는 처분을 내렸다.

A씨 측은 "헌금은 교개협을 지지하는 이 사건 교회 지역예배당 등의 운영을 위해서만 사용됐으며, 교개협은 헌금을 교회의 총유 재산으로 관리하고 사용했다"며 "헌금은 옛 소득세법상 필요경비 산입 및 특별세액공제 대상인 지정기부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헌금을 지정기부금에 해당한다고 믿었고, 그렇게 믿은 것에 과실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도 따졌다.

다만 재판부는 조세 법규와 관련해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 해석하거나 유추 해석하는 건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교개협을 "교회의 운영 등에 관해 공통된 의견을 가진 교인들에 의해 결성된 단순한 내부 모임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또 헌금이 교회로의 전달·사용 입증도 부족해 고유목적사업비 지출로 볼 수 없다고 봤다.

특히 재판부는 △교개협 재정팀장이 교회 명의 기부금 영수증을 임의 작성한 사문서위조·행사 혐의로 유죄 확정을 받았다는 사실과 △교회가 교개협이 재단에 '소속'된 단체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 △관련 가처분 결정 등에서 교개협에 대해 '단체'로서의 실질이 부정되었다는 점 등의 사실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