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1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14일 김 여사를 구속 후 처음 소환해 4시간14분 만에 조사를 마쳤다. 특검은 오는 18일 김 여사를 추가소환해 남은 의혹을 조사할 예정이다.

문홍주 특검보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이날 피의자 김건희를 상대로 부당선거개입, 공천개입 관련 조사를 오전 9시56분부터 오후 2시10분까지 진행했고 피의자는 대부분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이날 구치소에서 입는 카키색 수용복 대신 사복을 입고 특검 사무실로 출석했다. 수갑은 착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날 선거·공천개입 의혹 중 여론조사 부분을 집중해 물었고 김 여사가 진술을 거부해 일찍 조사를 마쳤다. 다만 김 여사는 조사 초반 자신의 소회를 밝힌 후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측은 공천개입 의혹 관련 이전 검찰 조사내용과 상관 없이 각 혐의별로 새롭게 다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김 여사 신병확보 이후 특검 수사의 변화가 있냐는 기자 질문에 문 특검보는 "혐의를 다져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구속영장 발부를 위한 피의자 신문과는 좀 달라질 수 있다"며 "전체적인 면은 흔들리지 않고 그대로 가되 좀 더 자세히 물어볼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수감 중인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에서 법무부 호송차에 탑승해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출석했다. 별도 포토라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곧바로 특검 건물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

공천개입 의혹은 김 여사가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정치브로커인 명태균씨에게 무료 여론조사를 받은 대가로 같은해 6월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서 명씨와 가까운 김영선 전 의원이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에 전략공천되도록 도왔다는 의혹이다. 앞서 특검은 명씨와 김 전 의원을 불러 조사했고 재보궐선거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 등도 조사했다. 윤 의원은 특검 조사에서 김 전 의원을 공천하라는 취지의 전화를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고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지난 12일 오후 11시58분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서울남부구치소에 수용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김 여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4시간20분간 진행한 결과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고 영장을 발부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구속 필요성을 소명하기 위해 22쪽 분량의 영장 청구서와 의견서 2부 등 900쪽에 가까운 자료를 영장심사 전에 법원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