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특검팀 박지영 특검보 / 사진=뉴스1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및 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 수사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다. 민주당 의원까지 조사해 특검 수사를 '정치 탄압'이라는 국민의힘 주장에 반박하는 모양새다.

박지영 특별검사보는 14일 서울고검 청사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당에 무관하게 진상 파악을 위해 조사 협조 요청을 보냈고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그 중 한명으로 (조사) 기일이나 방식은 서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이 민주당 소속 의원을 참고인으로 부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팀은 백 의원뿐 아니라 다른 민주당 소속 의원을 소환해 비상계엄 해제 표결 당시 정황 등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박억수 특검보는 전날 백 의원 측에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서의 표결 방해 시도 행위 관련 고발 사건 등과 관련해 계엄 당일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 경위 등에 대해 의원께서 경험한 내용에 관한 참고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수사 협조 요구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이란 비상계엄 선포 당일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가 의도적으로 국회가 아닌 당사로 의원들을 모이게 해 의결에 참여하지 못하게 방해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약 1시간 뒤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나경원 의원에게 각각 전화한 점에 비춰, 특검팀은 이들의 관여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지난 11일 국민의힘 조경태·김예지 의원을 참고인으로 불렀다. 다만 두 사람 외에 국민의힘 측에선 참고인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박 특검보는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참고인) 조사 협조 요청을 보냈으나 협조 요청을 밝히며 연락해 온 사람은 조경태·김예지 의원 두 사람 이외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히 이날 오전 추 전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계엄 선포 약 한 시간 뒤 윤 전 대통령과 통화했다"면서도 "이후 의원총회 장소를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회로 변경해 공지했다"며 관련 의혹을 부정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추 전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비상의원총회를 소집하고는 오후 11시3분 국회, 오후 11시9분 당사 3층, 오후 11시33분 국회 예결특위 회의장, 이튿날 0시3분 당사 3층으로 네 차례나 장소를 번복해 공지했다.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는 오후 11시22분쯤이다. 통화 뒤 당사에서 국회로 변경해 의원들을 소집했으니 의혹이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박 특검보는 "본회의 장소로 오라 한 게 아니라 의총을 위해 국회 예결특위회의장으로 오라고 한 상황이라, 이런 부분이 바로 연결되는지는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날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을 오전부터 불러 조사 중이다. 김 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모의한 의혹을 받는다. 김 사령관은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에게 모두 얘기했다"고 했다. 김명수 합참의장이 사전에 해당 작전을 인지 못 한 것에 대해선 "기억의 오류들이 있을 수 있다. 저는 보고를 드린 것 같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박 특검보는 구속영장을 조만간 청구할 거란 전망에 대해 "김 사령관에 대해선 추가로 조사할 사안이 많다"며 "당장 영장 재청구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특검팀은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단전 단수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이 전 장관에 대해 오는 21일 구속기간 만료 전 한 차례 불러 조사한 뒤 기소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또 윤 전 대통령이 국회 비상계엄 해제 의결 직후 회의를 열고 '2차 계엄'을 모의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인성환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특검팀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가담한 의혹과 관련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박 전 장관은 계엄 당시 법무부에 '합동수사본부(합수부) 검사 파견 검토' '출국금지 담당 인력 대기' 등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박 특검보는 "이 전 장관은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 자체로 불법성이 명백히 드러나 있으나, 박 전 장관은 지시 자체가 불법성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지시하게 된 배경이 중요하다"며 "조사가 추가로 이뤄져야 할 사항"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