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특검의 수사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7월9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재판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됐지만 윤 전 대통령은 출석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앞으로도 재판에 출석하기 어렵단 입장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19일 오전 11시 특수공무집행방해, 대통령경호법 위반, 형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12·3 비상계엄 선포 관련 내란 및 외환 혐의를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추가 기소한 사건들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피고인의 출석 여부와 관련해 "재판이 하루 종일 진행돼야 하는데 현 상태로는 수 시간 한자리에 앉아 재판에 참석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계속 접견하며 체크하고 있다"고 했다. 건강이 좋지 않아 출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과 달리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다. 공판준비기일에 종종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 위해 출석하는 피고인도 있지만 윤 전 대통령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어 추가 기소된 사건들에 관해서는 "대부분의 혐의들이 내란 사건에서 다퉈지고 있고 어떻게 보면 동일한 내용"이라며 추후 의견서와 법정 진술을 통해 입장을 자세히 밝힐 예정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특검 측에 다른 사건의 공소장에 비해 공소사실의 전제 사실이 길다는 점 등 몇가지를 예로 들며 적절히 공소장을 수정할 것을 권고했다. 공소장의 국무회의 심의권 침해 관련 직권남용 부분에는 법률 조항의 해석에 대해서까지 기재했는데 이런 부분은 부적절하니 수정하라는 것이다.

지난 14일 윤 전 대통령 측은 일정을 연기해달라며 공판준비기일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관련 수사 기록을 등사받지 못한 점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기일은 연기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팀에 구속된 이후 특검팀 조사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등에 건강 상의 이유가 있다며 모두 출석하지 않고 있다. 관련 재판은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는 궐석 재판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추가 기소 혐의들을 다루는 재판에도 윤 전 대통령은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형사소송법 제277조의2에 따르면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교도관에 의한 인치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될 때 피고인 없이 공판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내란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을 추가 기소했다.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당일 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를 위해 일부 국무위원들에게만 소집을 통지해 다른 국무위원 9명의 헌법상 권한인 국무회의 심의 의결권을 침해했다는 혐의 등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