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시스

스포츠 경기의 승패 등을 예측해 맞추면 배당률에 따라 게임머니를 지급받는 스포츠 베팅게임도 도박으로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도박죄 혐의를 받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판단하라며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환전상으로부터 구매한 게임머니를 사용해 모 인터넷 도박사이트에서 스포츠 베팅게임을 했다. 게시된 스포츠 경기의 승패, 점수 차를 예측해 맞추는 게임이었다. 예측이 적중되면 미리 정해진 배당률에 따른 게임머니를 지급받고 지급받은 게임머니를 환전상을 통해 현금으로 환전했다.

A씨는 이런 방법으로 62회에 걸쳐 1540만원을 입금해 도박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쟁점은 스포츠 예측 게임이 도박인지, 또 게임머니를 환전했다는 사실만으로 도박으로 볼 수 있는지 등이다.

1심 법원은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지만 2심은 무죄 판단을 내렸다. 2심 법원은 "문제가 된 게임은 도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게임머니를 환전했다는 사실만으로 도박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피고인은 환전상을 이용해 게임 머니를 구매하거나 환전한 사실과 게임을 한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바 있다"며 "문제가 된 게임에 사용되는 게임머니는 환전성에 비춰 볼 때 재물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게임참가자와 운영자가 스포츠 결과를 확실히 예견할 수 있거나 자유로이 지배할 수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게임 머니를 걸고 참가하는 것은 도박에 해당한다"며 "환전상을 이용한 경위와 그 기간, 환전 액수 등에 비춰 볼 때 도박의 고의도 충분히 인정된다"고 덧붙였다.